서울행정법원(당소가 도와 해결된 사례)
이 사건은 심사, 재심사까지 당소가 추진하였다가 기각되어 하는 수 없이 재해자가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려고 변호사를 찾았는데 사건이 해결될 가망이 없다면서 사건수임을 할 변호사를 찾지 못하여 하는 수 없이 재해자가 직접 나서고 당소가 도와 행정법원에서 산재불승인 처분이 취소된 사례입니다. 판결 전문을 게시합니다.
사건 : 2003구단 1038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고 : ○○○
서울 영등포구 신길 6동 4055
피고 : 근로복지공단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2가 94-267
대표자 이사장 ㅇㅇㅇ
소송수행자 ㅇㅇㅇ, ㅇㅇㅇ
변론종결 : 2004. 6. 11
판결선고 : 2004. 7. 9
주 문
1. 피고가 2002. 2. 2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1. 12. 1.부터 서울 송파구 가락동 140에 있는 가락쌍용1차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2. 1. 20 10:30 무렵 두 번에 걸쳐 갑자기 쓰러져 조퇴를 하고 집에 갔다가 병원에 갔더니 "뇌경색, 우측마비"(이하"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그 치료를 위하여 2002. 2. 1. 피고에게 요양을 신청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2. 2. 25. 원고의 근무형태, 근무 강도, 기존 질병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동반되었다거나 이로 말미암아 기존 질환인 본태성 고혈압을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켜 이 사건 상병이 생겼다거나 악화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요양불승인처분"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을1(불승인결정 알림), 을2-1(요양신청서), 2(소견서), 변론의 전체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 원인으로, 원고가 위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지하 1층에서 주차관리를 하면서 차량출입관리, 교통정리, 도난 방지 등의 업무로 쉴 틈이나 심야에 눈을 붙일 겨를이 없이 24시간 격일제 근무를 계속하여 왔고, 지하층의 나쁜 공기 환경속에서 근무를 하는 등, 위 아파트에서 근무하기 직전에 근무하던 다른 아파트(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비하여 급격하게 나쁜 근무 환경 속에서 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 이 사건 상병을 얻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인정 사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1(진술서), 갑2(업무형태진술서), 갑3(근무일지), 갑8(소견서), 을4-1, 2(문답서), 을5(개인급여내역)의 각 기재와 증인 ○○○의 증언, 이 법원이 가락쌍용1차아파트관리사무소장에 대하여 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체 추지를 보태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위 가락쌍용1차아파트에서 2001. 12. 1.부터 경비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는데,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집에서 나와 06:30까지 위 아파트에 출근하여 다음날 06:30까지 근무한 후 다음날 06:30 출근할 때 까지 쉬는 이른바 격일제 24시간 근무를 하였다. 원고의 근무장소는 지하 1층 주차장 출입문 옆 경비초소이었고,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까지 지하주차장을 맡아 순찰등을 하면서 차량 출입을 확인하고 주차장 안을 순찰하여 주차 차량이나 그 안에 있는 고가품의 도난 여부 등을 확인하며, 주민이 아닌 외부인의 차량 출입 여부를 확인하고 고급 승용차의 경우 매일 어느 곳에서 주차되었는지를 기록하는 일 등을 하였다. 그 과정에 원고는 새벽에도 출입하는 차가 있는 경우 잠그었던 출입문을 열어 차를 주차장에 들어가게 한 후 다시 이를 닫아야 했고, 아래에서 보는 심야 순찰 때문에 밤에도 눈을 붙일 수 있는 시간을 거의 가지지 못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아침 주민들이 출근하는 시간에는 아파트 입구에 나가 교통정리를 하였고, 밤 시간에는 22:30부터 04:30까지 1시간 마다 지하주차장, 옥상과 비상계단, 아파트 주변등을 순찰하였다. 그리고 원고가 근무하던 장소는 지하층이라 햇볕이 들지 않았고 환풍기가 있기는 하나 환기가 원활한 편은 아니었다.
(나) 사고 당일 원고는 지하 1층 환풍기 기계실에서 쓰러졌는데 10:30 무렵 발견 당시 시멘트 바닥에 하늘을 보고 크게 손발을 벌리고 쓰러져 있는 채로 발견되었다.
(다) 원고는 평소 혈압이 높아 진료를 받은 적이 있고, 술, 담배는 하지 않았다.
(라) 뇌경색은 일반적으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급격한 온도변화, 스트레스, 과로 등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병이고, 고혈압을 가진 자가 과로할 경우 뇌경색이 더 잘 일어날 수 있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 여부
위 인정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24시간 격일제 근무 속에서 불규칙한 생활을 반복할 수 밖에 없이 피로를 제대로 회복할 수 없었고, 심야 시간 중에도 다른 근무자에 업무를 나누는 것 없이 혼자서 맡은 구역을 1시간 마다 순찰을 돌면서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 수 없는 등 업무상 과로에 시달렸다고 보여지는바, 이러한 업무상의 과로가 원고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혈압과 함께 하나의 원인이 되어 뇌경색을 일으키고 고혈압이 뇌경색을 일으키는 것을 촉진시켰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본 이 사건 요양불승인처분은 잘못된 것이어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은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