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운전기사가 휴무일에 출근하여 정비과장의 작업을 도와주다 ...
사 건 명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주 문 원처분기관이 청구인에 대하여 행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Ⅰ. 처분 내용 및 청구 내용
1. 처분 내용
가. 피재근로자 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주)○○○(이하 “회사”라 한다) 소속 버스운전기사로 휴무일인 2009. 1. 11. 회사에 출근하여 정비과장의 작업을 도와주려다 추락하여 “두개골 골절, 외상성 지주막하출혈” 등의 상병명으로 치료 중 2009. 1. 19. 사망하자, 청구인은 업무상의 재해라며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다.
나. 이에 원처분기관에서는, 망인은 운전업무를 수행하는 버스운전기사로 사고 당일 차량 배차가 없는 휴무일에 출근한 점, 사고 당시 망인이 수행하려던 업무가 망인 본연의 업무가 아닌 점 등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간에 인과관계가 없는 업무외 재해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부지급 처분하였다.
2. 청구 내용
그러나 청구인은 원처분기관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1) 망인 회사의 버스운전기사는 차량 운전, 차량 내·외부 청소, 차량 내부 스티커 부착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회사의 규모가 작고 업무가 명백하게 세분화되지 않아 부수적으로 차량 정비와 관련된 정비과장의 일을 도와주고 있으며, 망인의 경우 휴무일이라도 정비와 관련된 공구를 닦는 일, 정비과장의 심부름을 하는 일 등 정비과장의 정비업무를 도와 준 경우가 많았고, ○○시로부터의 2008. 12. 31.까지 슬로건 부착작업을 완료하여 보고하라는 지시공문과 2009. 1. 19.부터는 부착작업을 중지하라는 지시가 있는 상태에서 일요일인 2009. 1. 11.에 슬로건 부착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망인이 휴무일에 출근하여 작업을 도와주려다 사망한 것이며, 2) 회사의 귀책 및 서울시의 운휴명령으로 인해 근무를 못 할 때에는 출근일로 간주하여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회사 단체협약 제21조의 휴업수당 조항은 근로일에 대한 원칙적인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는 규정으로 ○○시의 ‘운휴명령’이라 함은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15~30% 감축 운행지시도 여기에 해당하므로 망인의 사고 당일은 일요일에 해당하고 이 날은 ○○시에서 감축 운행하라고 한 날로서 망인은 배차가 없어 휴무일이지만 실질적으로 출근일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3) 망인이 회사의 배려로 생활하게 된 기숙사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는 시설이고 회사 사무실이 있는 공영차고지 내에서 불과 80여 미터의 거리에 있어 언제라도 회사의 잡무를 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망인은 휴무일이라도 회사의 슬로건 부착 업무를 회피하기는 어려웠으며, 재해발생 장소가 회사 사무실에서 30여 미터 떨어진 공영차고지 내의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작업을 하다 사망한 것이므로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지시가 없었다 하더라도 사업장 내에서의 업무상 수반되는 행위 또는 사업장 시설에 의하여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하며, 4) 사고 당시 망인은 높이가 3미터 정도 되는 버스에 스티커 부착 작업을 하기 위하여 회사 소유 1톤 화물트럭을 버스 옆에 붙이고 트럭 적재함 위에 긴 의자를 놓고 작업을 하려다 추락하여 사망한 것으로 작업에 이용하려던 트럭은 회사의 소유가 명백하고 사업주의 관리소홀로 사망한 것이므로 자해행위 또는 사업주의 구체적 지시사항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하고, 5) 슬로건 부착 업무에 대해 회사의 직접적인 명령이 없었다 하더라도 망인은 사적인 업무를 위해 출근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업무를 위하여 출근하였으며, 회사의 직책은 부장, 정비과장, 운전기사로 구분되어 운전기사는 모두 사원에 해당하며 ○○○정비과장은 정비업무에 관하여 운전기사에게 정비에 따른 권한을 가지고 있고 운전기사들은 그러한 지시를 이행할 수 밖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망인은 평소 기숙사에서 정비과장과 같이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에 슬로건 부착 업무에 대해 망인에게 직접적인 지시가 없었다 하여도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사원으로 평소 정비과장의 업무를 도와주었던 망인이 바쁜 회사의 업무를 알면서도 회피하기란 사회통념상 기대하기 어렸을 것이므로 구체적인 업무지시가 없었다 하여도 이는 회사의 업무가 분명하고 망인의 사적인 업무가 아니며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하여 재해가 발생한 것이 아닌 점 등을 종합 검토하여 판단할 때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Ⅱ. 불복 사유에 대한 조사 및 심사 내용
1. 쟁점 및 심사자료
가. 이 건의 쟁점은 원처분기관에서 청구인에게 행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 정당한지 여부에 있다 하겠는바, 이를 심사하기 위하여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였다.
나. 사실행위 내용
1) 망인은 2009. 1. 11. 07:30경 회사 정비과장 ○○○가 회사 숙소에서 주차장에 나와 주차장에 나란히 주차되어 있던 회사 버스 7913호, 7911호, 7909호 중 스티커 작업 공간이 좁아 7913호를 운전하여 정비고로 옮겨 놓고 정비점검과 함께 회사 소유 화물차량(○○81루5083, 봉고트럭) 적재함에 철재로 된 약 1.45m높이의 작업대를 고정해 놓고 올라가 스티커(○○시에서 요청한 천연가스시내버스 외부슬로건)를 부착 완료한 후 원래 위치로 차량을 옮겨 놓은 다음 7909호에 스티커를 부착하기 위해 동 화물차량을 7909호 버스 옆에 주차해 놓았을 때인 12:00경쯤 망인이 작업 장소에 나온 것을 보고 정비과장이 왜 이렇게 일찍 나왔냐고 물었을 때 망인이 스티커 부착작업을 도와주기 위해 왔다고 말하였으며, 이 때 망인이 자신에게 걸려 온 휴대폰 전화 통화 후 정비과장이 망인에게 집에서 전화도 왔는데 일을 도와주는 것도 좋으나 바쁘면 집에 가라고 말한 후 7909호 차량으로부터 약 7~8m 떨어진 7913호 차량 안에 있던 스티커를 가지러 갔다가 12:57경쯤 7909호 차량으로 돌아와 보니 망인이 화물트럭 적재함 후미 아스팔트바닥에 쓰러져 있어 119에 신고하여 고대부속 구로병원으로 후송하였다가 참사랑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 2009. 1. 19. 사망하였다.
2) 망인은 2004. 7. 1. 버스운전기사로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근무형태는 주 5일제 근무형태로 1일 2교대(오전·오후반) 근무와 격주교대근무(오전·오후반)를 하고, 근무시간은 오전반은 06:00 ~12:00까지이며, 오후반은 12:00~23:50까지이고, 평소 시내버스 운전업무 외에 차량 외관 자동세차기 세차 및 물기세척, 차량 내 오물 청소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망인의 정기 휴무일은 매주 수요일이었다.
3) 사고경위에 대해 정비과장은 망인이 추락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으나, 사고 당시 7909호 차량에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화물트럭 적재함 위에 작업대(가로 1.5미터, 세로 0.5미터, 높이 1.45미터)를 고정해 놓고 스티커 붙일 자리를 닦기 위해 걸레 2개를 작업대 위에 놓아 두었는데 쓰러져 있는 망인 발견 시 동 걸레가 망인이 쓰러져 있는 위치에 떨어져 있었고, 7913호에 있는 스티커를 가지러 가기 전 망인이 트럭 적재함에 있는 작업대를 손으로 잡고 있는 것을 본 상태에서 스티커를 가지러 갔기 때문에 망인이 정비과장의 작업을 도와주려고 트럭위에 올라가던 중 추락하거나 트럭 위에서 걸레를 가지고 작업 중 추락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진술이다.
4) 정비과장은 망인에게 스티커 부착 작업을 도와달라고 요구한 사실은 없으나, 평소 망인이 정비과장의 일을 잘 도와주었기 때문에 망인이 임의로 정비과장의 일을 도와주려 했던 것 같다는 진술이다.
5) 망인은 사고 전날인 2009. 1. 10. 06:28부터 2009. 1. 10. 13:04까지 시내버스 운전 근무를 하였으며, 2009. 1. 11.은 휴무일이었고, 2009. 1. 12.은 06:35부터 시내버스 운전 근무가 예정되어 있었다.
6) 망인은 회사와 자택과의 거리가 멀고 자가용 승용차가 없어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면 출근(퇴근)에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고 시내버스운전 특성상 새벽에는 출근할 방법이 없어 출퇴근이 불가능하였으므로 2007년 7월부터 회사에서 정비과장에게 제공한 숙소에서 정비과장과 함께 숙식을 하였다.
7) 망인의 배우자(청구인)는 망인이 2009. 1. 10. 저녁 버스운행을 마치고 회사 정비과장이 사용하는 숙소에서 쉬고 다음 날인 2009. 1. 11.(일요일) 자택 인근에 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근처에 있는 어머니 집에 들었다가 09:00경 자택에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고 회사에 가서 할 일이 있으니 11시 정도에 깨워달라고 하고 잠깐 잠을 잔 후 11:00경 정비기사가 버스에 광고지 붙이는 작업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집을 나갔으며, 청구인이 12:00경 큰아들에게 전화를 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망인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일이 끝나면 아들에게 전화 연락을 취해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라는 전화통화를 하였다는 진술이다.
8) 2009년 1월분 승무표 및 배차일보 상 사고일은 망인의 휴무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며, 휴무일에 대하여 회사에서는 1~2월, 7~8월 사이에는 방학감축기간으로 서울시의 명령에 따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등은 평균 차량의 15~30%를 감축 운행하는 관계로 고정 휴무일이 아니라도 급여의 만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부득이 순번에 의해 사전에 휴무일을 공지하는데, 2009. 1. 11.은 망인에게 사전에 회사로부터 고지된 휴무일이었으며 정기휴무일은 아니었다.
9) 한편, 시내버스 외부 슬로건 부착은 ○○시에서 2008. 12. 16. 개최한 시내버스 업체 총무부장 회의에서 신규 배포된 천연가스시내버스 외부슬로건(가로 3510㎜×세로 150㎜)을 2008. 12. 31.까지 시내버스 전차량 7,740대의 양면 상단 2개소에 부착한 후 서면보고 하도록 지시되고 2009. 1. 19.부터는 슬로건 부착을 중지하도록 지시한 업무연락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된다.
10) 회사의 2008년도 단체협약서 제21조(휴업수당)에 의하면, 회사 귀책 및 서울시의 운휴명령으로 인하여 근무를 못할 시는 출근일로 간주하여 통상임금(기본급)을 지급한다고 되어 있다.
2. 관련 법령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정의) 제1항
나. 산재보험법 제37조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다. 산재보험법시행령 제27조 (업무수행 중의 사고)
라.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시설물 등의 결함 등에 따른 사고)
마. 산재보험법 제105조(심사 청구에 대한 심리·결정) 제1항
Ⅲ.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관련 자료를 검토한 바, 망인이 비록 자신의 본연의 업무가 아닌 정비과장의 업무를 도와주다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회사 내에서 업무상 일을 수행한 점, 휴무일이었다고 하나 당일이 ○○시의 운휴로 인한 것이었고 단체협약에는 당일이 휴무일이 아니라고 한 점 등을 감안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함이 타당하다며 원처분을 취소한다는 내용으로 의결하였다.
Ⅳ. 판단 및 결론
1. 산재보험법에 의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는 것으로 업무와 사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2. 원처분기관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와 재해간에 인과관계가 없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망인의 사고발생 당일이 근로제공 의무가 없는 휴무일이었으나, 평소에도 정비과장의 일을 자주 도와 준 사실이 있는 망인이 회사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 중이던 정비과장의 업무를 도와주기 위해 임의로 출근하여 업무를 도와주려다 발생된 사고로 휴무일임에도 스스로 출근하여 정비과장의 업무를 도와주려는 행위는 망인의 사적인 목적을 취하려는 행동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사고 당시 사업주 지배관리 하에 있다 할 것이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할 것이며, 이 사건을 심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 망인이 비록 자신의 본연의 업무가 아닌 정비과장의 업무를 도와주다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회사 내에서 업무상 일을 수행한 점, 휴무일이었다고 하나 당일이 서울시의 운휴로 인한 것이었고 단체협약에는 당일이 휴무일이 아니라고 한 점 등을 감안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함이 타당하여 원처분을 취소한다는 의결내용이다.
그러므로 원처분기관이 청구인에게 행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은 이를 취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