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로의 인정은 개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야 한다.

환절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재해자 ㅇㅇㅇ은 건강상 이상증세가 있어 왔으나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를 하여 오던 중 환절기 기온변화와 과로를 하여 업무를 수행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을 하였습니다. 지난 10여년간의 산재보상업무를 다루어 오면서 환절기에 유난히 업무상 질병(특히 심장질환과 뇌질환)을 당하는 사람을 많이 보아 왔기에 금년에도 불의의 재해를 당하는 분이 있을까 염려되어 건강에 유의하시라는 의미에서 이와 관련된 글을 싣고자 합니다.

 

 

재해자의 건강상태와 근무형태

 

 재해자는 1999.6.22일 및 7.31일 진단된 검진의뢰 및 결과통보서에 의하면 과체중(신장167.7cm, 체중 72kg)에 당뇨(공복시 109mg/dL)가 있고 혈압이 높은 상태(1차 150/110mmHg, 2차 149/92mmHg)인데다 간기능(알카리포스파타제 169 /L, 유산탈수효소 506 /L)및 심전도에 이상을 지닌 건강하지 못한 자였습니다.

그러나 경비원으로 입사한 이래 재해당일까지 1년 5개월여 동안 05:50부터 익일 05:50분까지 24시간 격일근무를 하면서 옥상․비상계단 및 각층․지하실․동주변 청소, 아파트내․주차장 주야간 순찰근무, 출입자 통제, 도난․화재예방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대체로 05:50분 업무인수인계를 받은 후 06:30분부터 1시간 가량의 청소를 시작으로 주차장 점검, 10:30분경 아파트내 순찰(1층부터 12층까지) 및 외부인 출입통제를 하다 중식후 1시간정도 쓰레기 및 동주변 정리를 하고 16:00경 아파트내 순찰을 돌며, 야간에는 도난 및 화재예방에 주의하면서 익일 새벽 01:00-02:00 동주변 및 주차장내 야간 순찰, 03:00-04:00 아파트내 순찰을 한 후 초소에서 출입자 통제를 하고, 05:50분 교대근무자에 업무 인수인계를 하는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여 왔습니다.

 

 

재해발생경위

 

 재해당일인 1999.11.15일은 추운 날씨에 바람이 많이 불던 날로 재해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05:50분에 출근하여 06:30분부터 옥상, 비상계단, 각층, 지하실 및 동주변 청소를 하였는데, 특히 그날 따라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치우느라 바빴고 10:00경 1층부터 12층까지 아파트내 순찰을 하였으며, 오후에 들어서도 14:00경 은행나무(7그루정도) 등에 남은 단풍잎을 흔들어 떨어내 치우느라 바빴습니다.

 그러던 중 15:30경 아파트내 2동 초소앞에서 근무하면서 아파트 주민과 대화중 갑자기 눈이 따갑고 어지럽다는 말을 3회 정도 한 후 비틀거려 주민이 부축하여 초소로 들어가 의자에 앉혔으나 숨을 몰아쉰 후 앞으로 계속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여 주민이 옆동(1동 경비실)에 알려 119에 신고, 구급차로 노원을지병원으로 긴급후송되어 치료받게 되었으나, 1999.11.19. 22:05분경 선행사인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중간선행사인 뇌압상승․뇌기능정지, 직접사인 뇌사․심장마비로 사망하였습니다.

 

 

최초요양신청 및 반려, 유족보상 부지급  

 

 이에 재해자는 1999.11.16일 원처분기관에 최초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1999.11.19일 재해자가 사망하자 원처분기관은 최초요양신청을 반려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유족은 다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해 원처분기관은 “망인의 업무내용상 평소와 달리 재해이전에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 근거가 희박할 뿐만 아니라 기존질병인 고혈압, 당뇨 및 알콜성 섬망 등의 질환이 복합적으로 뇌출혈을 발생시켰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학적 소견에 따라 망인의 업무와 사망의 원인인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과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의학적, 객관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을 근거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을 결정․통보하였습니다.

 

 

원처분기관 판단의 오류

 

 (1) 사실관계의 조사 및 심리미진

 

 경비업무 자체는 육체적으로 과격한 노동을 요하는 업무는 아니나 아파트내 도난 및 화재 등의 돌발적인 사태가 야기될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정신적 긴장이 따르는 업무이고, 더욱이 피재자의 경우 일반적인 경비업무와 달리 오전오후에 각각 옥상, 비상계단, 각층, 지하실 및 동주변 청소도 해야 했으며,

 또한, 피재자는 과체중에 당뇨가 있고 혈압이 높은 상태인데다 간기능 및 심전도에 이상을 지닌 건강하지 못한 자로 요양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부양하기 위해 회사에 입사한 이래 재해당일까지 1년 5개월 10일 동안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휴무 없이 24시간(05:50~익일 05:50) 격주근무(예를들면 1999.10.2~11.15까지 44일간 23일 근무)를 계속 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이로 인해 만성적인 육체적․정신적 과로가 누적되었을 것이고,

 특히 1999.11월에 접어들어 관리소장이 동주변 청소 및 미화관리철저를 지시한 상태인데다 재해당일 평소와 달리 아파트내 은행나무잎이 너무 많이 떨어져 주의가 어지럽혀지자, 피재자는 춥고 바람이 많이 불던 상황에서 주민이 쉬어가며 하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오전과 오후에 걸쳐 은행나무 등을 흔들어 낙엽이 많이 떨어지게 한 후 이를 청소하느라 땀을 많이 흘리며 무리한 작업을 하였는 바,

 원처분기관이 피재자의 건강상태, 평소 근무형태 및 사고당일의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아니한 채 건강한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 격일근무가 통상적이라고 하여 “망인의 업무내용상 평소와 달리 재해이전에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판단한 것은 사실관계의 조사 및 심리 미진에 따른 것으로 부당하며,

 

(2) 업무상 재해인정기준(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9조제1항)의 법리 오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아하 산재법) 시행규칙 제39조제1항 별표1(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업무상 재해인정기준) 제1호(뇌혈관질환 또는 심장질환) 가목의 (3)에 의하면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뇌실질내출혈, 지주막하출혈이 발병되거나 같은 질병으로 사망한 원인이 자연발생적으로 악화되었음이 의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피재자가 초소앞에서 아파트 주민과 대화중 갑자기 눈이 따갑고 어지럽다는 말을 한 후 비틀거려 주민이 부축하여 초소로 들어가 의자에 앉혔으나 숨을 몰아쉰 후 앞으로 계속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여 즉시 병원에 후송 요양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볼 때 업무수행중 뇌출혈이 발병되었고, 을지병원 주치의 소견은 “자발성(고혈압성) 뇌출혈로 추정. 기존질병여부 모름. 평소 고혈압유무 모름”이고 원처분기관 자문의 소견은 “기존질병인 고혈압,  당뇨 및 알콜성 섬망 등의 질환이 복합적으로 뇌출혈을 발생시켰을 것으로 사료됨”으로 볼 때 자연발생적으로 발병하였다는 명확한 의학적 소견이 없는 바,

 

 본 건 재해의 경우 산재법 시행규칙 제39조제1항에 의거 업무상 재해로 판단됨에도 불구하고 원처분기관이 업무와 뇌출혈간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의학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을 근거로 업무외 재해로 판단한 것은 법리오해에 따른 것으로 위법하다 할 것입니다.

 

 

상기사실을 종합하여 볼 때,

 

 경비업무 자체는 아파트내 도난 및 화재 등 돌발적인 사태의 예방을 위해 정신적 긴장이 따르는 업무인데다 피재자의 경우 일반적인 경비업무와 달리 오전오후에 각각 옥상, 비상계단, 각층, 지하실 및 동주변 청소도 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의 기존질환으로 인해 요양을 하여야 함에도 1년 5개월여 동안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휴무 없이 24시간 격주근무를 계속 하게됨으로써 만성적인 육체적 정신적 과로가 누적되었고, 급기야 관리소장이 동주변 청소 및 미화관리철저를 지시한 상태에서 재해당일 계속 떨어지는 낙엽을 수시로 청소하기 곤란하여 은행나무(7그루) 등을 흔들어 낙엽을 털고 이를 청소하느라 신체에 무리가 가해지게 됨으로 인해 평소의 지병인 고혈압 증세를 급속도로 악화시켜 근무도중 뇌출혈이 유발,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며

 또한 산재법 시행규칙 제39조제1항 별표1 제1호 가목의 (3)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업무수행중 뇌출혈이 발병하였다면 그 질병의 특성상 업무와 관련성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 상병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병한 경우에는 과로나 작업환경의 변화 여부 등에 크게 구애됨이 없이 그 질병이 자연발생적으로 발생, 악화되었음이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아니하는 한 업무상 재해로 봄이 타당하다 할 것인 바, 본 건 재해의 경우 업무수행중 뇌출혈이 발생하였을 뿐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발병하였다는 명확한 의학적 소견도 없는 것으로 볼 때, 이는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본 건 재해를 업무외 재해로 보는 원처분기관의 처분은 사실관계의 조사․심리미진 및 판단법리 오해에 따른 것으로 위법․부당하므로 마땅히 취소되어야 한다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게 심사청구를 제기하였습니다.

 

 

심사결정에서 원처분기관의 결정이 취소되어 유족보상을 받게 됨.

 

 

건강상 이상이 있는 근로자의 환절기 건강관리의 필요성.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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