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급성청장년 급사증후군에 의한 사망

 

업무상 과로 내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급성심장사나 청장년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2004.05.19, 서울행법 2002구합 36003)

 

【요 지】망인은 팀을 옮긴 후 영업실적이 다른 동료들에 비하여 저조했고 그 실적이 공표되는 등으로 인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망인은 실적 향상을 위해 병원에 특화된 광고영업을 구상하고 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제안서를 만들기 위하여 사망 한달 전부터 퇴근시간인 19:00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야근하게 되어 업무량이 증가하였는 바, 그로 인하여 피로가 누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이처럼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회사 회식에 참가하였다가 자택으로 귀가하여 잠을 자다가 사망하게 되었다. 망인을 부검한 의사는 망인의 사인이 불명하나 해부학적으로 증명하기 곤란한 부정맥 등에 의한 급성심부전이나 청장년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다른 유인에 의하여 사망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망인에 대하여 비중격교정술을 시행한 의사는 망인이 음주 및 흡연으로 인하여 수면 중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하거나 위 수술이 돌연사의 유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위와 같은 망인의 업무내용, 업무량,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와 망인을 부검한 의사의 망인의 사인에 대한 견해, 망인의 사망원인인 급성심장사나 청장년급사증후군과 관련하여 과로나 스트레스 이외에 다른 유인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때, 망인은 업무상 과로 내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급성심장사나 청장년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와 그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 사 건 / 2004.5.19 선고, 서울행법 제11부 2002구합36003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 고 / 손○○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대표자 이사장 김○○

소송수행자 최○○

* 변론종결 / 2004.4.7

 

[주 문]

 

1. 피고가 2001.9.5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아들인 망 전○○(이하‘망인’이라 한다)는 인터넷에서의 광고, 홍보업무를 대행하는 회사인 I주식회사(이하‘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던 사람으로서 2001.4.5 자택으로 귀가하여 01:50경 취침하였는데 12:50경 사망한 채 발견되었으며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급성심장사 또는 청장년급사증후군(추정)으로 판정되었다.

 

나.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사망하였음을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1.9.5 망인의 사망 이전에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각 급여의 지급을 거부하는 처분(이하‘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전심절차

2002.1.22 심사청구 기각 결정, 2002.7.26 재심사청구 기각 재결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1호증의 1, 2, 갑9호증, 을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D라이프팀에서 근무하다가 2000.12월경 광고팀으로 그 소속이 바뀐 후 광고영업에 있어 동료들에 비하여 저조한 실적을 올리게 되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실적 향상을 위하여 2001.3월경부터 병원에 특화한 광고영업에 대한 자료수집 등으로 매일밤 늦게까지 야근하는 등 과로를 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의 주장

 

망인의 사망 직전에 특별히 업무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망인에게 돌연사를 유발할 심장질환 등 기존 질병이 없었던 점, 망인은 평소 담배를 자주 피우고 음주도 일주일에 여러 차례 하였는데 흡연 및 음주는 돌연사의 병태생리학적인 과정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점, 망인은 코뼈의 이상으로 코를 심하게 고는 등 호흡곤란증세가 있었는데 사망 전날의 회식으로 인하여 과음하고 취침하던 중 호흡곤란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유인으로 작용해 돌연사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업무관계 및 사망경위

 

(가) 망인은 2000.9.15 서울 중구 태평로2가 68-7에 있는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였다. 입사 이후 망인은 D라이프팀에서 중소규모의 업체를 대상으로 전화 등을 이용하여 광고를 유치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이 사건 회사는 2000.12월경 광고팀을 신설한 후 평소 뛰어난 영업실적을 보인 망인을 광고팀에서 근무하게 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매달 각 직원들의 영업실적을 평가한 후 이를 막대그래프로 표시하여 벽에 설치된 상황판에 게시하여 공표하면서 직원들에 대하여 영업을 독려하였는데, 회사의 기대와 달리 광고팀은 전체적으로 영업실적이 저조하였으며, 특히 망인은 광고팀 내의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도 영업실적이 훨씬 저조하였다.

 

(다) 이에 망인은 2001.3월경 신문이나 인터넷에 광고를 하는 병원들을 묶어서 네트워크화하고 광고뿐만 아니라 세무, 법률, 인테리어, 의료기기 등 병원업무 전반에 관한 서비스를 함으로써 광고수수료 이외에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제안하여 회사로부터 승인을 받고 구체적인 제안서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라) 망인은 낮에는 평소처럼 기존의 광고업무를 수행하고 저녁에는 위 제안서를 만들기 위하여 인터넷에서 병원과 관련된 사이트들을 찾아 자료를 구하거나 기존 거래관계가 있던 병원 원장들을 직접 만나 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내용 등을 파악하는 등의 일을 하여 2001.3월 말경 제안서의 초안을 완성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사장은 위 제안서 초안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망인에게 계속적인 검토를 지시하였으며, 이에 망인은 위 제안서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였다.

 

(마) 이 사건 회사의 근무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이나, 망인은 위 제안서 작성업무로 인하여 2001.3.2 21:40경, 같은 달 6일 22:0경, 같은 달 7일 23:10경, 같은 달 9일 23:30경, 같은 달 12일 22:00경, 같은 달 15일 23:30경, 같은 달 16일 23:00, 같은 달 21일 22:30경, 같은 달 26일 20:30경, 같은 달 27일 21:00경, 같은 달 28일 22:40경, 2001,4,2 22:00경, 같은 달 3일 22:00경 퇴근하였다.

 

(바) 망인은 2001.4.4 09:00경 출근하여 광고영업을 하고, 오후에는 광고주로부터 광고수수료를 받아 17:00경 이 사건 회사로 귀사하였다. 망인은 그 후 19:30경부터 22:00경까지 광고팀의 회식에 참석하여 5명이 소주 2병을 나누어 마신 후 근처에 있던 D라이프팀의 회식장소로 가 24:00경까지 있었는데, 위 회식자리에서 망인은 동료들에게“의욕은 높은데 뜻대로 잘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하는 등 영업실적 저조로 인한 착잡한 심정을 내보였다. 망인은 회식 후 자택으로 귀가하여 같은 달 5일 01:50경 취침하였는데, 가족들에 대하여 12:50경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2) 망인의 평소 건강 상태 및 사망원인에 대한 의학적 소견

 

(가) 망인은 1972.2.3생으로 사망 당시 29세 남짓되었는데 하루 한갑 정도 담배를 피우고 일주일에 2∼3회 음주를 하였다.

 

(나) 망인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속의사는 망인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7%이고, 망인의 심장에서 심비대(성인 남자의 경우 300∼350gm인데 망인은 420gm) 소견과 심근세포 비후 소견이 보이며 간에서 경도의 지방변성을 보이나 병변의 정도로 볼 때 이를 사인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외인사(外因死)의 소견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사인이 불명이나 해부학적으로 증명하기 곤란한 부정맥 등에 의한 급성심부전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과 잠을 자다가 사망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청장년급사증후군으로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 급성심장사는 해부학적인 심장의 병변 유무와 관계없이 사망시간이나 양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급성 증상이 발생하여 1시간 내에 의식소실과 함께 외부 원인이 없이 심장의 이상으로 사망하는 것을 말하며, 심장성 돌연사라고도 한다. 그 원인으로는 80% 정도가 관상동맥질환이고 그 중에서도 죽상경화증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서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정맥 및 심부전을 동반한다.

 

(라) 청장년급사증후군은 청장년에서 보는 원인불명의 내인성 급사를 말하는 것으로, 청장년이 갑자기 사망하여 철저한 사후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사인이 될 만한 내인이나 외인을 입증할 수 없는 죽음을 말한다. 10대 후반에서 40세 사이의 청장년에서 주로 발생하고, 영양상태가 양호한 남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계절적으로 5월에서 7월 사이에 많으며, 00:00에서 06:00 사이의 수면 중에 잘 일어난다. 사망기전으로는 자율신경계 이상, 내분비계의 평형파괴, 부교감신경의 긴장 등이 있으며, 해부소견은 급사의 소견을 보이는 외 특기할 소견은 보이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마) 급성심장사 등과 같은 내인성 급사를 유발하는 유인(誘因)으로는 ① 과로, 중노동, 질주, 계단 오르내리기, 등산과 같은 과격하고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육체적 부담이 가하여지는 경우, ② 스트레스, 통증, 기쁨, 슬픔 및 분노와 경악, 불만, 걱정, 두려움, 공포, 언쟁, 성교 등 정신적 부담이 가해지는 경우, ③ 기압, 온도, 습도의 급격한 변화, ④ 마취, 수술, 주사, 약제의 투여 등 의료행위, ⑤ 과음, 과식, 분만, 구타와 같은 외력 등이 있다. 이러한 유인은 실제적으로는 경미한 것으로서, 정상인이라면 해부학적인 변화를 초래하지 않고 단지 일과성으로 그치며 안정을 되찾으면 회복되는 것이 상례이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나, 기존의 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급격히 악화시키거나 이차적 변화를 초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다. 위 유인들은 일시적으로 심장에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혈압을 상승시켜 심혈관계, 특히 심장과 뇌혈관의 질환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위와 같은 유인이 가해지면 심박동과 심박출량이 증가되어 혈압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심장의 산소요구가 증대되므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 이미 손상되어 있는 심장은 그 기능을 급격히 상실하고 심부전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바) 한편, 망인은 평소 코막힘(비폐쇄)과 코골이 증상이 있어 2001.2.6 E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에서 비중격교정술을 시행받았는데, 위 병원 의사는 망인이 위 수술 이전에 코골이 증상은 있었으나 수면무호흡 증상은 별로 없었고 위 수술 후 코골이 증상이 완화되었으므로 망인의 음주 및 흡연이 코골이 증상을 심화시켰을 가능성은 있었을지라도 수면무호흡과 같은 호흡곤란과 이와 관련된 돌연사의 가능성은 없으며, 망인이 사망한 것은 위 수술후 2개월 정도 지난 때이므로 위 수술이 사망의 유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정근거] 갑2호증의 1, 2, 3 내지 갑8호증의 1, 2, 갑10호증의 1, 2, 을1호증의 1, 2, 을3호증 내지 을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권○○, 강○○의 각 증언, 이 법원의 I주식회사, E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2000.12월경 광고팀으로 옮긴 후 영업실적이 다른 동료들에 비하여 저조했고 그 실적이 공표되는 등으로 인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망인은 실적 향상을 위해 병원에 특화된 광고영업을 구상하고 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제안서를 만들기 위하여 사망 한달 전부터 퇴근시간인 19:00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야근하게 되어 업무량이 증가하였는 바, 그로 인하여 피로가 누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이처럼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에서 회사 회식에 참가하였다가 자택으로 귀가하여 잠을 자다가 사망하게 되었다. 망인을 부검한 의사는 망인의 사인이 불명하나 해부학적으로 증명하기 곤란한 부정맥 등에 의한 급성심부전이나 청장년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다른 유인에 의하여 사망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망인에 대하여 비중격교정술을 시행한 의사는 망인이 음주 및 흡연으로 인하여 수면 중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하거나 위 수술이 돌연사의 유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위와 같은 망인의 업무내용, 업무량,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와 망인을 부검한 의사의 망인의 사인에 대한 견해, 망인의 사망원인인 급성심장사나 청장년급사증후군과 관련하여 과로나 스트레스 이외에 다른 유인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때, 망인은 업무상 과로 내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급성심장사나 청장년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와 그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최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기택(재판장), 박정수, 이근수

 
취소
XE1.11.6 Layout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