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관상동맥경화에 의한 급성심근경색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누6806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공1996.10.15.(20),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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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 재해로 되기 위한 업무와 질병사이의 인과관계의 존부 판단 및 입증 방법
[2] 휴일·연장근무를 반복하여 온 직물공장의 근로자가 지게차를 운전하다가 심한 관상동맥경화에 의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와 질병의 악화 또는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4. 12. 22. 법률 제48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이 정하는 업무상의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일요일에도 자주 출근하여 작업상황을 점검하였고, 업무수행을 위하여 연장근무를 하여 온 직물공장의 근로자가 제품 출고를 위하여 지게차를 운전하다가 현기증, 두통, 얼굴 변색 등의 증상이 나타나 휴식을 취하다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심한 관상동맥경화에 의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와 관상동맥경화증의 악화 또는 급성심근경색의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그 인과관계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4. 12. 22. 법률 제48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현행 제4조 제1호 참조),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제1항 / [2]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4. 12. 22. 법률 제48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현행 제4조 제1호 참조),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제1항
【참조판례】
[1][2] 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누19030 판결(공1994상, 1118), 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누7935 판결(공1995상, 1635), 대법원 1996. 9. 6. 선고 96누6103 판결(공1996하, 3029) /[1]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누10015 판결(공1992, 1622),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누9408 판결(공1993하, 3101)
【전 문】
【원고,상고인】 김순조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한)
【피고,피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원심판결】 대구고법 1996. 4. 12. 선고 95구454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김영섭(1957. 3. 22.생의 남자)은 1990. 11. 17.부터 유창직물공장의 직포과장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1994. 8. 11. 08:30경 출근하여 직포과에서 현장점검과 작업지시를 하고 같은 날 10:30경 제품 출고를 위하여 지게차를 직접 운전하려고 하다가 현기증, 두통, 얼굴 변색 등의 증상이 나타나 휴식을 취하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11:05경 심한 관상동맥경화에 의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김영섭은 20여 명의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소규모 섬유제품 제직·판매 사업장에서 생산계획의 수립, 생산량의 파악, 제품출고를 위한 지게차 운전, 기계수리, 근로자들의 관리 등 생산부서를 총괄하여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근무시간은 08:30경부터 18:30경까지 사이로 되어 있는 사실, 김영섭의 업무가 다양하고 간혹 육체적인 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는 하나 통상 관리자로서 현장점검 및 확인작업을 담당하였던 만큼 그 작업수행이 용이한 편이었으며, 기계수리를 담당하는 전문기사가 따로 있었던 데다가 제품출고작업을 할 때에는 현장근로자의 도움을 받아 그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전체적인 업무내용이 과다하지 않았으므로 1994. 7.경까지 휴무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상 출근하여 근무하였고, 또한 야간, 연장, 휴일수당을 받은 적이 없는 사실, 김영섭은 평소 생산직 근로자가 감소하는 추세이었으므로 위 사업장에 적정한 근로자수를 유지하고 확보하기 위하여 세심한 신경을 써 왔고, 1994. 8. 2.부터 같은 달 4.까지 실시된 휴가 기간 중인 같은 달 2. 06:20경 출근하여 현장확인을 하고 10:00경 귀가하였으며, 휴가를 마친 후 같은 달 7. 일요일임에도 출근하여 작업상황을 점검하였고, 같은 달 9.에는 현장확인 등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연장근무를 한 적이 있으나 김영섭의 업무내용 및 근무시간에 비추어 김영섭이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압박감이 가중된 상태에 있지는 않았던 사실, 김영섭은 사망 전날인 같은 달 10. 저녁 새로 입사한 소외 여기홍을 위한 회식 자리에서 근로자들과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였으며 사망 당일 무덥지 아니한 날씨 속에서 지게차를 직접 운전하려고 하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은 경위로 사망하였는데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 0.10%로서 전날의 음주로 인한 취기가 남아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하고, 김영섭의 업무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볼 때 급성심근경색을 초래하게 된 관상동맥경화증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이 명백하고, 김영섭은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다가 기존 질병인 관상동맥경화증이 자연적인 경과에 따라 악화됨으로써 사망하게 되었을 뿐 그의 업무가 관상동맥경화증에 겹쳐서 급성심근경색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만큼 과중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하여 김영섭의 사망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김영섭은 휴일인 1994년 1월 16일, 23일, 30일, 2월 13일, 27일, 3월 6일, 27일, 4월 10일, 24일, 5월 15일, 29일, 6월 12일, 7월 10일, 24일, 31일에 출근하여 근무하였으며(피고가 부지로 답한 갑 제12호증의 10의 기재), 김영섭은 생산현장에 근로자가 부족할 때에는 제품의 납기를 맞추기 위하여 퇴근 후에도 야간에 다시 출근하여 직접 제직 작업을 하였고, 사망 직전에는 주야간별 제직기계전문기사 2인 중 1인이 결원이 되어 평일이고 휴일이고 제직기계가 고장나면 다시 출근하여 고장난 기계를 수리하여 왔고(증인 김정웅과 이동영의 증언), 사망 전날의 회식 및 음주의 목적은 새로 입사한 여기홍을 위한 것이었던 데다가 그 회식 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하였고(증인 이동영의 증언), 사망 당일 김영섭이 운전하려고 한 지게차가 옥외에 세워져 있었던 것이라면 이미 상당히 뜨거운 상태이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4. 12. 22. 법률 제48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이 정하는 업무상의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당원 1995. 3. 14. 선고 94누7935 판결 참조).
한편 급성심근경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관상동맥경화증을 초래하는 주요 위험인자로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병, 운동부족 이외에도 과로 및 스트레스가 알려져 있음은 원심도 이를 인정한 바이고, 원심이 인정한 사망 직전의 김영섭의 근무 형태 및 근무 정도에다가 앞서 지적한 김영섭의 근무 형태 및 근무 정도를 보태어 보면, 그 이외에 달리 과로나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만한 사유가 나타나 있지 않은 이 사건에서는 김영섭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와 관상동맥경화증의 악화 또는 급성심근경색의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김영섭의 업무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볼 때 급성심근경색을 초래하게 된 관상동맥경화증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이 명백하고, 김영섭은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다가 기존 질병인 관상동맥경화증이 자연적인 경과에 따라 악화됨으로써 사망하게 되었을 뿐 그의 업무가 관상동맥경화증에 겹쳐서 급성심근경색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만큼 과중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하여 김영섭의 사망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업무상 재해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사실을 오인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
(출처 :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누6806 판결【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공1996.10.15.(20),3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