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입은 진폐증과 상당인과 관계가 있다고 할것이고 따라서 업무상 재해에

서 울 행 정 법 원

제 1 1 부 판 결

사 건 2009구합31045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 고 박00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 론 종 결 2010. 10. 27.

판 결 선 고 2010. 12. 1.

 

주 문

1. 피고가 2008. 8. 21.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최00(1941. 2. 20.생, 남)은 1990. 5. 1.부터 1992. 7. 25.까지 성일광업소에서 선산부로 근무하였다.

나. 최00은 1994. 10. 28.경부터 진폐증으로 요양급여를 받아 오던 중 2008. 7. 3.17:45경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는데 망인의 이빨과 손에 푸른색 액체가 묻어 있고, 주변에 제초제의 일종인

그라목손(Gramoxone)이 놓여 있었으며, 사체검안서상 망인의 사인은 ‘약물중독’이다.

 

다. 피고의 2008. 8. 21.자 이 사건 처분

1) 처분내용 : 망 최00(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처인 원고에 대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결정

2) 사유 : 망인이 진폐증과 그 합병증에 의하여 사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제5호증,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의 요지

망인은 진폐증에 따른 우울증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

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

은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한다.

나. 관련법령

별지 관련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망인의 요양경위

가) 망인은 1994. 10. 28. 진폐증으로 진단받아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은 이순번

진단일자 진폐병형 심폐기능 합병증 판정결과

1 1994. 10. 28. 1/2형 요양승인

2 2000. 3. 14. 2/1형 F0 q/t 장해등급 제11급

3 2001. 3. 16. 2/2형 F0 장해등급 제11급 제9호

4 2003. 3. 19. 2/2형 F0 q/t “

5 2004. 5. 26. 2/2형 F0 q/r "

6 2006. 8. 20. 4A F1 장해등급 제5급 제7호

7 2007. 11. 5. 4A F1 "

래 아래 표와 같이 장해등급판정 및 요양승인을 받았다.

 

나) 망인은 2002. 1. 4.부터 2008. 6. 30.까지 영월의료원에서 진폐증에 동반된

기관지염, 폐렴 및 위염 등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았는데, 2004. 12. 22.부터

같은 달 27.까지, 2006. 5. 18.부터 같은 달 19.까지, 2006. 5. 27.부터 같은 달 30.까지,

2006. 6. 10.부터 같은 달 16.까지, 2007. 9. 17.부터 같은 달 23.까지, 2008. 5. 20.부터

같은 달 26.까지는 기관지염 및 폐렴이 악화되어 입원치료를 받았고, 2003. 11. 8.,

2007. 9. 15., 2008. 5. 24.에는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을 주소로 응급실에 내원하여 항

생제 및 기관제 확장제를 투약 받은 바 있다.

 

다) 또한 망인은 1991. 4.경 원주의료원에서 척수강 협착증 제4-5요추, 제4-5요

추간판 탈출증, 요추부염좌, 제1요추 횡돌기 골절 진단을 받아 추간판적출술 및 금속고

정술을 받은 후 1994. 5. 11. 영월의료원에 목 부위의 통증을 주소로 내원한 바 있고,

1999. 12. 14.부터 2001. 10. 22.까지, 2001. 11. 12.부터 2004. 12. 23.까지 목과 허리

통증을 이유로 영월의료원 정형외과 및 신경외과에서 물리치료 등을 받은 바 있다(망

인은 1994. 10. 10. 척추 손상에 대하여도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았다).

 

라) 한편, 망인은 2006. 6. 29.부터 2008. 6. 3.까지 충북 제천시 의림동 31-1 소

재 인정신과의원에서 우울감, 불안, 자살사고 등을 주소로 비정기적인 투약 및 면담치

료를 받았는데, 망인은 치료기간 중 불안, 불면, 우울감이 심해질 때는 성실히 투약을

하다가도 증상이 호전되면 치료를 중단하는 양상을 보였다.

 

2) 망인의 사망경위

가) 망인은 강원 영월군 중동면 연상리 24 소재 자택에서 처인 원고와 생활하였

는데, 진폐증에 이환된 이후에는 전과 달리 친구나 이웃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였고,

원고가 출근을 하면 주변을 산책하거나 자택에서 혼자 시간을 보냈다.

 

나) 망인은 2008. 7. 3. 17:45경 자택 거실에서 속옷만 입고 엎드린 채 발견되었

는데, 당시 망인의 이빨과 손에 푸른색 액체가 묻어 있고, 주변에 제초제의 일종인 그

라목손이 놓여 있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여 망인을 발견한 원고는 119 구급대를 통

하여 망인을 영월의료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사체검안서상 망인

의 사인은 ‘약물중독’이다.

 

3) 망인의 건강상태

가) 망인은 영월의료원에서 치료받는 동안 주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온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였는데, 이는 대체적으로 진폐증으로 인한 만성호흡부전 상태의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또한 망인은 진폐병형 4A로 진단받은 이래 진폐증으로

인한 간질성 폐질환 및 폐기종이 악화되어 호흡 곤란이 조금씩 심해지고 있었는데, 폐

기능 검사상 1초간 강제 호기량이 정상 예측치의 55%로 중등도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상태에 있었다.

 

나) 또한, 망인은 진폐증뿐만 아니라 척추 손상도 있어 전반적인 신체기능이 떨

어져 있는 상태였는데, 신체적 불편함과 장기적인 치료에 따른 우울감, 불면증, 불안감

이 있었고, 우울증 증세가 중간 중간 악화되어 자살사고를 보인적도 있었다.

 

4) 의학적 견해

가) 이 법원의 인정신과의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신체적 불편함을 동반하는 만성적인 질환은 우울증 및 자살의 위험도를 높이

는 요인이다. 망인의 경우 망인이 우울증 치료에 성실히 임하지 아니한 점도 망인이

자살에 이르게 된 부수적인 원인이기는 하나, 진폐증과 척추 손상에 따른 24년여 간의

신체적 고통, 사회 적응의 어려움 등이 자살의 원인으로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 이 법원의 중앙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신체적 불편감을 동반하는 만성적 질환은 우울증 및 자살의 위험도를 높이는

데, 망인의 경우에도 진폐증으로 인한 신체적 불편감 및 절망감이 장기적으로 지속되

면서 가족과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우울감이 심해져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피고 자문의 소견

탄광부 진폐증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이 호발하고 만성폐쇄성폐질환에서는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망인 역시 2006. 10.경 만성폐쇄성폐질환이

확인되었는데, 그 무렵인 2006. 6.경부터 이미 우울증 증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망인이 우울증에 의하여 자살하였다고 하더라도 사망 전에 이미

탄광부 진폐증에 호발하면서 우울증 유병률이 높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생하였고,

자살하기 직전까지 약 2년간이나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았던 점 등을 감안할 때

망인은 진폐증과 관련하여 사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의 1 내지 8, 제8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중앙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인정신과의원장 및

강원도영월의료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원고 본인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살피건대, 근로자의 사망이 업무상 질병으로 요양 중 자살함으로써 이루어진

경우 당초의 업무상 재해인 질병에 기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에 빠져

그 상태에서 자살이 이루어진 것인 한 사망과 업무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위 질병 또는 질병에 따르는 사망 간의 인과관계

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며, 그 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자살자의 질병 내지 후유증상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 회

복가능성 유무, 연령, 신체적 심리적 상황,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

9392 판결, 1993. 10. 22. 선고 93누13797 판결 등 참조).

 

2)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망인은 2006. 8. 20. 정밀진단결과 피고

로부터 장해등급 제5급 제7호(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특별히 쉬운

일 외에는 할 수 없는 사람)로 판정받았는바, 이는 2004. 5. 26. 정밀 진단시와 비교하

여 급격히 악화된 것인 점, ② 망인은 1994. 10. 28. 진폐증으로 진단받은 이래 사망시

까지 약 24년 동안 진폐증에 수반되는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대한 치료를 받아왔으나

진폐증은 기본적으로 비가역적인 질병으로서 회복가능성이 낮고 망인 역시 전신상태가

점차 악화되어 왔던 점, ③ 우울증이 진폐증에 일반적으로 수반되는 증상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진폐증에서 호발하는 증상이고, 만성폐쇄성폐질환에는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학적 견해가 존재하는바, 망인은 사망 무렵 이미

중등도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상태에 있었던 점,

 

④ 망인은 2006. 6. 29.부터 2008. 6. 3.까지 우울증, 불면증, 불안감, 자살사고 등을

이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 왔고, 진폐증으로 인한 신체적 불편감, 사회 적응의 어려움

등이 망인의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의학적 견해인 점,

⑤ 진폐증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 이외에 달리 망인에게 자살의 원인이 될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정들이 자살 당시

67세 남짓 정도 된 망인에게 영향을 주어 망인을 자살에 이르게하였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자살은 업무상 입은 진폐증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000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000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000 _________________________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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