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탄]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무엇하는 곳인가?
 

피재근로자 ㅇㅇㅇ(이하 “망인”이라 함)은 31년간의 ㅇㅇ근무경력을 갖고 있는 자로서 전기특급감리원 자격 및 전기기사 자격을 갖고 2006년 4월 12일부터 ㅇㅇ소재 ㅇㅇㅇㅇㅇ에서 전기감리원으로 근무를 시작하여 근무하여 오던 중 ㅇㅇ직원들과 부딪혀야 하는 전기감리원으로 종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59세에 1년 반 동안 ㅇㅇㅇㅇ학원에서 수강을 하여 소방감리원 자격(소방설비 기계기사)을 획득하여 2007. 10. 8. ㅇㅇ 택지개발지구내 ㅇㅇ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소방감리원으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소방감리를 하는 처지라서 모든 것이 생소한 가운데 심혈을 기울여 가며 약 2년 동안 감리를 충실히 하였으나 확신이 부족한 가운데 2009년 8월 소방시설완공필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노심초사하였고, 앞으로 있을 준공검사와 각종 감사를 앞두고 심적 부담을 느끼며 잠도 줄고, 불안 초조함을 느끼며, 평소 말수가 적어지고, 가족들과의 대화를 귀찮아하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여 오다가 사망전날 9월 16일 감리단사무실내 스프링클러가 터져 사무실내가 물바다가 되자 크게 걱정을 하였고 9월 18일부터 있을 예정인 입주자사전점검일과 준공검사 등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으로 인해 9월 17일 사망 당일 근무 중 현장 인근 야산에 올라가 나뭇가지에 작업복으로 목을 매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청구인은 원처분지사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서”를 제출하였으나, 원처분청은 업무와의 인과 관계를 부인하고 “유족급여청구서 처리결과 알림(부지급)”이란 문서로 부지급 처분 통지를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처분지사의 자문의 소견들은 신체적인 혹은 정신과적인 진료사항이 없고, 남겨 논 유서상의 내용으로 보아도 혼란을 겪거나 판단력과 장애가 있음을 특이하게 발견하기 어려워 심신상실이나 정신분열에 의한 자살행위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환자의 우울증세가 업무상의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는 직접적인 증거자료가 없고, 업무상의 스트레스가 타인에 비해 심했다고 보기 어려워 재해자의 자살이 업무에 의해 초래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유서로 미루어 보아 당시 상황이 업무상 원인으로 심신상실이나 정신착란 등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로 사망이 업무에 의해 초래되었다고 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ㅇㅇ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업무상 질병판정서에서 “우리 위원회에서 조사내용 및 의학적 소견 등을 확인하고 심의한 결과, 사망과 업무와의 관련성이 낮다고 판단되기에, 업무와 사인간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는 공단 스스로가 조사하였고 인정한 부분에 대하여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공단이 스스로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회사 업무적 측면에서의 심적 부담 요인

(1) 회사의 경영방침 및 캐치프레이즈는 “납기준수 및 빈틈없는 업무처리”로서 업무회의 등을 통하여 경영자의 입장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며 사원용 회사 수첩에서도 이를 강조하고 있음.

(2) ㅇㅇㅇ의 경우, 과거 ㅇㅇㅇㅇ공사에서 31년간의 근무실적으로 인하여 소방특급감리원 자격은 보유하고 있으나, 현장 실무경력은 부족했던 결과, 스스로 회사에서 요구하는 경영방침에 부응하기 위하여 타 현장의 소방감리원 및 지인에게 전화 또는 면담을 통하여 자신에게 부족한 감리 실무를 터득하는 세심하며 또한 소심한 부분이 있었음을 사고 이후 알게 되었음.

(3) 감리업무 경험이 부족했던 ㅇㅇㅇ은 감리 분기보고서를 작성하여 내부 결재 받는 과정에서 잘못된 감리절차 및 서류작성으로 “업무를 이렇게 밖에 못하느냐! 그동안 뭘 배웠느냐! 똑바로 해라!” 등 호되게 야단을 맞았음.

(4) 8월중순경 소방시설완공검사필증을 교부받기 위하여 본사에 들어와 결재받는 과정에서 “소방감리업무가 완벽하게 끝났습니까?” 라고 질문을 하자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네! 이상이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음. 이에, “나중에 감리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에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입찰 등에 제한을 받아 회사문을 닫아야 한다. 그리고 발주처로부터 지체상금이 부과되는 등 금전적으로 큰 피해가 올 수있으니 완벽하게 마무리 되야 한다. 만약에 그렇치 않은 경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당신이 져야 한다”라고 하자, 다소 당황하며 “네! 알겠습니다.”하여 결재 승인하였음.

(5) 9월초 본사에서 매월 개최되는 월간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사전 승인 및 사유도 없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음. 그래서 전화상으로 “ 도대체 회사를 구멍가게로 아느냐! 회사 오래 다닐 려면 똑바로 해라!”등 강하게 질책하였음.

(6) ㅇㅇ측에 요구한 2007년도 겨울공사 감리비 문제에 대하여 회사가 노력을 하고 있으니 ㅇㅇㅇ에게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라고 독촉함.

2) 소방시설완공검사필증 발급 완료 후 잔여 문제점에 대한 부담

(1) 소방시설완공검사및 검사필증 발급이 완료됨에 따라 회사는 당해 현장에 대한 본연의 책임과 의무가 끝났으므로 사고자에 대하여 조속한 본사 복귀를 명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ㅇㅇㅇ은 감사원 감사 및 뒷마무리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준공기한 2009.9.27까지 근무하겠다고 하여 그렇게 하라고 했음.

(2) 특히 각종 점검에 대하여 많은 심리적인 부담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사망 전날 스프링클러가 터지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이 일은 통상적으로는 보완을 하면 되는 일인데 ㅇㅇㅇ씨는 소심한 성격에 완벽성을 기하는 입장이라서 신경이 더 많이 썻던 것 같으며, 이후에라도 하자가 발생하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려 온 사실이 있음.

3) 복귀 후 미흡한 일처리로 인한 재배치 불가능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가중

(1) 작금의 국내외적 경기불황의 연속 및 주택경기의 침체로 인하여 당사의 수주 물량이 격감함과 동시에 경우에 따라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총체적 위기 상황을 추측하지 않았나 생각됨.

(2) ㅇㅇㅇ의 경우 역시, 당해 업무 종료시 연속적으로 연결되는 업무가 없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며, 차기 감리일이 발생하더라도 현재 수행하고 있는 현장에서 미흡한 일처리로 인해 배정이 되지 않을 수 있었으므로 소심한 성격의 ㅇㅇㅇ은 이에 대한 불안 및 초조감을 토로하고 있었음을 사고 이후 동료들의 증언에 의하여 확인할 수 있었음.

4) 소결

(1)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에 대한 회사의 배려가 부족했던 점.

(2) 경영자의 입장에서 경영방침 및 케치프레이즈를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에게 강조한 점.

(3) 회사가 ㅇㅇㅇ씨에 대하여 제대로 신경을 못 써줘서 ㅇㅇㅇ씨가 처음해 보는 소방감리일을 하면서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려 왔었던 사실을 모르고 있었음.

(4) 소방설비준공검사완료필증을 받기 위해 로비를 하러 갔다가 소방공무원이 돈을 거절하자 불안감에 시달려 왔음.

(5) 미 해결된 감리비 문제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음.

(6) 스프링클러 누수현상발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음

(7) 감사원 감사와 입주자 점검을 앞두고 자신의 일처리 결과에 대한 지적사항의 발생할 것을 염려하여 걱정을 많이 하면서 심리적인 중압감을 받아 오던 중 이를 견디지 못하고 “모든 걸 제 잘못입니다. 애들아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공사현장 인근 야간에서 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음.

상기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자살은 업무로 인한 중압감과 준공검사에 대한 스트레스, 불안 초조감 등이 겹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업무관련성이 너무도 명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눈을 뜨고 판정을 하는 곳인지, 귀를 막고 판정을 하는 곳인지, 그저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았고, 정신이상 상태가 아닌 이상 업무상 자해로 인한 산재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보면 이는 매우 모순덩어리입니다. 

과거 2006년 7월 17일 근로복지공단 광주지역본부에서는 “의사 및 수간호사의 비인격적인 대우를 비관해 자살한 간호사에 대하여 “비인격적인 대우가 너무 힘들다며 200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화순전남대병원 전모 간호사”에 대하여 업무상 스트레스를 인정, 산재를 승인한 적이 있으며

(뉴시스 2006. 7. 18일자),

또한, 산재심사위원회 재결례(2003재결1449)에서는 “피재자는 본인의 실수로 인해 망 김○○의 시신을 반출하여야 하나 망 윤○○의 시신이 잘못 반출되어 이미 부검이 이루어짐으로써 심한 자책감에 빠졌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가운데 망 윤○○의 유족들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고, 동료근로자가 구타를 당하는 사이 피신하여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음에도 오히려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아 당시 극도의 긴장ㆍ공포 등 정신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상태에 빠지고 판단능력이 저하되는 등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여져 비록, 피재자가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적은 없다고 하더라도 직업에서 올 수 있는 인격장애와 심한 정신적인 치료를 받은 적은 없다고 하더라도 직업에서 올 수 있는 인격장애와 심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이르러 자살행위로 이어졌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피재자의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업무상 사망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정하였습니다(산심위 재결).

즉 심신상실이나, 정신착란 등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행한 자해행위가 아니더라도 “업무상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과 “심한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 이르러 자살행위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 경우 이를 업무상 상당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법원 행정소송에서 더욱 산재로 인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문의나 질병판정위원회 위원들은 과거 사례에 대한 공부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심판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모순때문에 소송에 가지 않아도 될 산재 환자와 유족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릅니다.

막상 내 남편이, 내 동생이, 내 부모가 재해를 당하여 이러한 자들의 손에 심판당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무관심합니다. 이대로 근로복지공단 자문의들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그냥 두어도 됩니까? 

근로복지공단이 운용하는 자문의 제도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제도는 독립기구가 아닙니다. 근로복지공단이 돈을 주면서 운용하는 기구입니다. 이러한 곳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 기구는 뜯어 고쳐 독립기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 유족들의 억울한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하였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도, 고용노동부에도 심사청구, 재심사청구 제도가 있는데 왜 감사원에 했느냐고요?

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 절차는 원처분이 취소되는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고통을 겪고 계신 분들을 위해 심사청구서 작성 례를 함께 올립니다.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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