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아파트 방재 소독원)

서울행정법원판결

 

사건 : 2002구단 1932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고 : 박○○

피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04. 4. 2.

판결선고 : 2004. 5. 7.

 

                            주  문

1. 피고가 2001. 9. 26.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8. 9. 1. 안양시 동안구 ○○동 ○○○○-○○에 있는 위생관리용역업체 ○○○○○○주식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하여 소독기사로 근무하였다. 그러던 중 원고는 2001. 8. 13. 07:00 무렵 갑자기 쓰러져 원광대학교 군포병원에 후송되어 진단을 받은 결과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치료를 위하여 2001. 8. 24.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의 이와 같은 요양신청에 대하여 2001. 9. 26. 원고에게, 특별히 원고가 과로나 피로를 느꼈다고 보여지지 아니하여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원래 가지고 있던 고혈압의 치료를 게을리 하다가 이 사건 상병을 입게 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요양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요양불승인처분"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갑1-1(요양보험급여결정통지서), 을1-1(요양신청서), 2(소견서), 변론의 전체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 원인으로,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을 얻기 전인 2001년 4월에 직원 1명이 회사를 그만 두는 바람에 일을 남은 2명이 나누어 하다보니 과로를 하게 되었고, 특히 7월과 8월은 여름철 방재 소독의 절정기라 업무가 폭주하여 매일 폭염 속에서 24kg에 이르는 연막기를 메고 아파트 방재 소독을 하다가 이 사건 상병을 얻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고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과 원고의 요양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위법하고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판 단

(1) 인정사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2-1∼6(각 작업일지), 갑3(문답서, 을7도 같다), 갑4(진술서, 을5도 같다), 을4(출근부), 을6, 8(각 문답서), 을9(건강진단의뢰 및 결과통보서), 을10(개인현물지급명세서), 을11(간호정보기록), 을12(소견서), 을13(진료기록)의 각 기재, 이 법원이 삼성서울병원장에 대하여 한 감정촉탁결과, 원광대학교 군포병원장, ○○○○○○주식회사에 대하여 한 사실조회결과, 증인 남궁○○의 증언에 변론의 전체 취지를 보태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8. 9. 1 . 위 회사에 입사하여 주로 위 회사가 아파트의 실내 소독을 맡아서 일하였는데, 2001년 4월 무렵 위 회사 소독책임자이던 장○○이 퇴사하는 바람에 그때부터 원고는 장○○이 하던 일까지 같이 하게 되어 원래의 업무인 실내 소독업무를 오후 2시 무렵까지 마치고, 그 후에는 장○○의 업무이던 아파트 단지 연막 소독과 수목소독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특히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얻게 된 여름철은 연막소독과 수목소독을 해야할 양이 많은 계절임에도 위 회사에는 남자직원이 부족하여 원고는 더욱 많은 작업을 해야 했다.

 

(나) 원고의 근무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점심시간으로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일을 하지 않았으며, 토요일에는 격주로 한번은 오후 1시까지, 한번은 오후 5시까지 일하였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출근부상으로 일을 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사실은 한 달에 1번 정도는 5∼6시간 일을 하였다(이 휴일 근무에 대한 임금은 월 급여 외에 따로 현금으로 지급되었다)

 

(다) 업무지원을 위하여 아파트 실내소독 외에 수목소독과 연막소독을 할 때 원고는 무게가 약 24kg이 되는 휴대용 연막기를 어깨에 지고 소독 작업을 하였고, 오랫동안 연막 소독 작업을 할 경우 소독 약재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메스꺼움을 느끼곤 하였다. 원고는 젊은 사람도 힘겨워 하는 이 일을 여름철에 64세의 나이에 수행하면서 많이 힘들어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있기 며칠 전인 2001. 8. 4. 왼팔에 저린 감을 느낀 적이 있었고(삼성 서울병원장의 감정촉탁결과는 뇌경색의 전구증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보았다), 이틀 전인 2001. 8. 11. 토요일에 5시 무렵 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 다음날 일요일인 2001. 8. 12.까지 집에 쉬다가 2001. 8. 13. 월요일 아침에 쓰러졌다.

 

(마) 원고는 평소 하루에 한 갑 정도 담배를 피웠고, 혈압이 높아(140내지 160/80 내지 100㎜Hg 가량) 1998년부터 약을 먹으면서 혈압을 다스려 왔는데, 2000. 11. 4.에 마지막으로 병원에 간 후(그때 혈압은 140/80㎜Hg이었다), 2001. 4. 18.까지 병원에 가 진찰을 받고 약을 받아먹지 않았고(2001. 4. 18.에 병원에 갔을 때 혈압은 130/85㎜Hg이었다), 그후 그날부터 2001년 8월 초순까지는 두달에 한번씩 병원에 가 혈압을 다스리는 약을 타 먹었다.

 

(바) 일반적으로 뇌경색의 중요한 위험인자는 고혈압이나, 그 외 당뇨병, 심방세동, 심장판막증, 협심증, 동맥정화증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유전적인 영향이나 과로와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인 영향도 뇌경색의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에 뇌경색을 악화시키거나 촉발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에는 흡연, 음주, 영양결핍, 비만등이 있다. 그리고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도 뇌경색이 발병할 위험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뇌경색의 예방을 위하여도 혈압강하제를 꾸준히 먹을 필요가 있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 여부

위와 같이 인정되는 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비록 평소 혈압이 높아 이를 다스려야 함에도 담배를 끊지 않고 2000년 11월부터 약 5개월 동안 혈압을 다스리는 약을 먹지 않는 등 개인적으로 건강 관리를 잘 하지는 않았고 이 때문에 뇌경색이 생겼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원고의 작업량과 이로 말미암은 피로의 정도 등을 감안하여 보면, 원고의 건강관리 소홀 외에도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이 생기기 약 4달 전부터 퇴직한 직원의 업무까지 같이 맡으면서 늘어난 일감에 과중한 업무 부담을 지기 시작하였고, 이 사건 상병을 얻기 직전에는 여름철 방재 소독이 절정을 이를 때에 젊은 사람이 들기에도 힘이 드는 무거운 소독기를 들고 오랜 시간 동안 소독작업을 하면서 생긴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고의 신체적 요인과 함께 어우러져 이 사건 상병을 일으키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피고가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요양급여를 하지 않겠다고 한 이 사건 요양불승인처분은 잘못되어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은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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