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의 임상적 소견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산재 요양승인과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 자문의사보다 환자를 직접 수술한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을 우선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한 사례 (2007.1.10 부산지법 부산지법 2005구단1811)

 

[요 지]

 

환자의 적절한 치료방법을 판단할 때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신체감정촉탁의사의 소견을 공단 자문의사협의회나 자문의사의 소견보다 우선적으로 존중해 제4-5요추간에 대해서도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한 사례

 

* 사건 / 부산지법 부산지법 2005구단1811 산업재해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 ○○○

* 피고 / 근로복지공단

* 판결선고 / 2007.1.10

 

[주 문]

1. 피고가 2005. 3. 10. 원고에 대하여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을 불승인한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1, 을 제1, 4호증

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 주식회사에 근무한 자로서, 1995.9.1 업무상 재해를 당하여 피고로부터 요추 염좌의 상병에 관한 요양승인을 받고 ○○외과의원 등에서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던 중, 1996.4.25 제4-5요추간 및 제5요추-제1천추간 수핵탈출증을 추가상병으로 승인받고, 1996.9.15 요양을 종결한 후, 증상악화로 다시 치료를 요한다는 소견에 따라 피고로부터 재요양승인을 받고 1996.12.18부터 1998.3.10까지 ○○외과의원과 ○○외과의원에서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고 요양을 종결한 후, 피고로부터 장해등급을 제9급으로 하여 산정한 장해급여를 받았다.

 

나. 그 후 원고는 증상악화로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2004.9.16 피고로부터 이에 관한 재요양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2005.1.13부터 원고에 대한 진료를 맡은 ○○병원 신경외과 의사 ○○○이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경우 제4-5요추간도 이미 추간판탈출증에 대하여 시행한 추궁절제술 및 수핵제거술의 영향으로 인하여 척추불안정증이 예상되므로 척추고정술은 제5요추-제1천추간 뿐만 아니라 제4-5요추간에도 필요할 것이라는 소견을 밝히자, 원고는 2005.1.18 피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소견서를 첨부하여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에 관한 승인신청을 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는 2005.3.10 원고에 대하여 자기공명영상 및 역동적 사진 등으로 보아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은 필요하지 않다는 자문의사협의회의 심의결과 등을 이유로 불승인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그러자 원고는 2005.4.15 이 사건 소를 제기한 후, 2005.7.20 ○○병원에서 제5요추-제1천추간과 함께 제4-5요추간에도 척추고정술을 받았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요지

 

주치의의 소견에서 명확히 나타나 있듯이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경우 이미 추궁이 절제되고 수핵이 제거된 상태인 제4-5요추간도 위 척추고정술의 영향으로 척추불안정증이 심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제4-5요추간에 대해서도 상병 치유를 위하여 척추고정술이 반드시 필요하였다. 그리고 시술 당시 위 의사 ○○○은 제4-5요추간에서 방사선사진상으로 나타났던 소견보다 척추불안정증이 더 심하여 이에 대해서도 척추고정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제5요추-제1천추간과 함께 제4-5요추간에 대해서도 척추고정술을 시행하였던 것이다.

 

나.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의 2,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3, 을 제2호증의 1~6의 각 기재,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장에 대한 각 필름감정촉탁결과, ○○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척추고정술의 내용

척추고정술은 불안정 소견을 보이는 척추의 척추경 부위에 나사못을 삽입하여 고정하는 시술로서, 나사못 삽입술을 할 때에는 항상 골이식을 함께 실시하여야 한다. 이러한 척추고정술이 필요한 경우로는 불안정성 척추골절, 척추 종양, 감염성 척추질환, 척추 변형 등이 있고, 퇴행성 척추질환에서도 불안정 소견이 동반될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척추고정술의 단점으로는, 수술시간이 길고 출혈의 위험이 증대되며 신경학적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감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 의학적 소견

(가) ○○병원 신경외과 의사 ○○○ (원고의 주치의)

- 역동적 방사선사진상 제5요추 추궁 협부 결손으로 척추고정술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고, 제3-4요추간 및 제4-5요추간에도 척추불안정증이 인지되나, 척추고 정술은 제4-5요추간에 대해서만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2005.2.24자 소견서).

- 진단된 병명은 제4-5요추간 및 제5요추-제1천추간 추간판탈출증, 제5요추양측 척추분리증, 제4-5요추간 추궁절제술 후 상태, 제3-4요추간 및 제4-5요추간 척추불안정증이다. 제4-5요추간 추간판탈출증으로 추궁절제술과 수핵제거술을 받은 후 증상이 악화되어 검사결과 제5요추-제1천추간 추간판탈출증 및 제5요추 양측 척추분리증이 나타나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을 승인받았던 환자로서, 2004.12.20 그 수술을 위하여 본원에 내원함에 따라 제반검사를 시행한 결과 역동적 방사선사진상 제3-4요추간 및 제4-5요추간 척추관절 이완으로 인한 척추불안정증이 인지되었고, 그 중 제3-4요추간은 정도가 미약하여 수술을 요하지 않으나, 제4-5요추간은 이미 추궁절제술 및 수핵제거술을 받아 척추관절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경우 필연적으로 제4-5요추간 척추불안정증을 악화시켜 증상이 재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을 할 경우 제4-5요추간에도 반드시 척추고정술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2005. 6. 2.자 사실조회회신).

- 2005.7.20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당시 제5요추-제1천추간은 물론이고 제4-5요추간에도 방사선사진상의 소견보다 더 심한 척추불안정증이 인지되어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이 불가피하였다. 그리고 역동적 방사선촬영검사에서 허리를 굽힐 때보다 폈을 때 제3-4요추간 및 제4-5요추간에서 척추가 후방으로 약간 전위되었으며 제3-4요추간 및 제4-5요추간 척추관절이 탈구되었다는 소견이 나타난 것은 척추불안정증을 뜻하는 것으로 사료된다(2005. 11.14자 각 소견서).

- 제4-5요추간은 이미 추간판탈출증으로 수술을 받아 상당히 약화된 상태로서 역동적 방사선사진상 척추불안정증이 인지되었는데,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당시에도 척추불안정증이 나타나 그 시술이 불가피하였고, 이와 달리 제5요추-제1천추간에 대해서만 척추고정술을 시행하면 이 구간의 척추기능까지 제4-5요추간에서 떠맡게 되어 필연적으로 척추불안정증이 심화되고 증상악화가 수반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사료된다(2006.1.17자 사실조회회신).

(나) 피고 자문의

-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 후에 제4-5요추간에 대한 재심사를 요하나, 그 척추고정술은 불필요하다.

-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은 필요하나,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은 불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 환자를 면담하고 자기공명영상을 참조한 결과 요통 및 경미한 방사통이 있고 자기공명영상에서 특별한 추간판탈출이나 척추불안정의 소견이 없으므로, 치료를 종결함이 타당하다.

- 자기공명영상으로 보아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은 불필요하다고 사료된다.

- 자기공명영상에서 제4-5요추간 및 제5요추-제1천추간 중심성 추간판 팽윤이 나타나 수핵탈출증 수술의 대상이 되지 않고 요부 불안정성도 인지되지 않으므로, 척추고정술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다) ○○병원 신경외과 의사 ○○○ (신체감정촉탁의사)

요통, 골반통, 하지 방사통 등과 함께 장시간 보행하기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2004.12.30자 자기공명영상에서 제5요추 척추분리증, 제5요추-제1천추간 추간판탈출 및 척추불안정의 소견과 제4-5요추간 추간판 팽윤의 소견이 나타난다. 이미 제4-5요추간에 한 차례 수술을 한 바 있기 때문에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경우 그 상위 분절인 제4-5요추간 불안정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은 이러한 척추 불안정성의 예방목적이 있을 수 있다(2005.8.19자 신체감정촉탁회신).

(라) ○○○○○○ (필름감정촉탁기관)

-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을 시행한다고 해서 인접부위까지 예방적으로 고정술을 시행하지는 않으므로,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은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제4-5요추간에 대하여 척추고정술 없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는 본인의 적극적인 허리근육강화운동이 필수적이고, 필요할 경우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제5요추-제1천추간 척추고정술도 제5요추 부위에 동반된 척추분리증 때문이라면 그 필요성이 재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2005.10.12자 필름감정촉탁 회신).

- 척추불안정은 역동적 검사상 척추각도의 변화가 15~20° 이상이거나 전위의 변화가 3~4㎜ 이상일 때 진단할 수 있는데, 2004년 12월의 역동적 검사에서 각도변화가 8°, 전위변화는 1㎜ 미만으로 나타나 불안정성 진단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그밖에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심할 경우에도 척추고정술을 할 수 있으나, 원고의 경우에는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도 심하지 않고, 추간판탈출증 또한 경미한 정도이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

한편 이전에 제4-5요추간 추간판제거술을 시행하였다면 그 아래 분절인 제5요추-제1천추간 기기고정술로 인하여 향후 장기간에 걸쳐 제4-5요추간 추간판이나 척추관절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데, 수술을 시행한 의사는 수술 당시의 문제보다는 이와 같이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병변의 악화를 염려하여 제4-5요추간에 대해서도 척추고정술을 함께 시행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로 본다면 제4-5요추간 척추고정술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

제5요추-제1천추간에 대해서만 척추고정술을 시행한 후 제4-5요추간에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라면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2006.10.31자 필름감정촉탁회신).

 

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의 제4-5요추간에 나타난 척추불안정과 그 하위분절인 제5요추-제1천추간에 척추고정술을 시행하는 경우 제4-5요추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할 때 제4-5요추간에도 척추고정술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고 보이는바, 이에 대해서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주치의인 의사 ○○○의 소견과 필름감정촉탁기관인 ○○○○○○ 및 피고 자문의사들의 소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주치의의 소견에서 구체적으로 알 수 있듯이, 원고가 제4-5요추간 수핵탈출증(추간판탈출증과 같은 의미이다)으로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아 그에 대한 추궁절제술 및 수핵제거술을 받음으로써 제4-5요추간 척추관절이 약화되어 척추불안정이 나타났고, 이러한 상태에서 그 하위 분절인 제5요추-제1천추간에 척추고정술을 시행하는 경우 이 분절의 척추기능까지 제4-5요추간에서 떠맡게 되어 척추불안정이 심화되고 증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점은 신체감정촉탁의사와 ○○○○○○의 각 소견을 통해서도 뒷받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척추불안정의 정도에 관하여, ○○○○○○에서는 2004.12.20경 촬영한 역동적 방사선사진에서 제4-5요추간 척추각도변화가 8°이고 전위변화는 1㎜ 미만으로 나타나 척추불안정의 진단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소견을 밝힌 반면, 원고의 주치의는 2005.7.20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당시 제4-5요추간에서 위 방사선사진상의 소견보다 더 심한 척추불안정이 나타나 제5요추-제1천추간과 함께 제4-5요추간에 대해서도 척추고정술 시행이 불가피하였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상병부위를 촬영한 사진에 대한 판독은 의사들의 의학지식과 임상경험 등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사진이 실제의 상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진료기록 및 사진의 판독만으로 사후에 제시된 의사의 소견보다는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을 시행한 의사의 임상적 소견이 더 존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주치의는 공신력 있는 대학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로서(피고의 자문의사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 대한 척추고정술을 직접 시행하는 동안 제4-5요추간 척추의 상태를 누구보다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진찰해 볼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의 제4-5요추간 척추상태가 어떠하였는지 및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방법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고 주치의의 임상적 소견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신체감정촉탁의사의 소견을 ○○○○○○나 피고 자문의사들의 각 소견보다 우선적으로 받아들여, 역동적 방사선사진을 촬영한 2004.12.20경 이후 제4-5요추간 척추불안정이 더욱 심화되었고 이러한 상태에서 제5요추-제1천추간에 대해서만 척추고정술을 시행하면 그 영향으로 제4-5요추간 척추불안정이 보다 악화될 수밖에 없어서 제4-5요추간에 대해서도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판사 이영욱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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