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사용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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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판결기관 :  서울중앙지법

 

 

 

금강산 공사현장 숙소에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하여 회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인정한 사례  

 

공포 : 2009-6-30 선고 2008가합94733 판결  

 

사건이름 : 손해배상(기)

 

원심판결 :  

 

 

 

 

 

판시사항

 

 

 

 

재판요지

 

1. 이 사건에서 해당 근로자의 근무장소가 북측 금강산 지구라는 특수한 장소적 제한이 있고, 남북의 출입이 용이치 아니하므로, 피고로서는 공사현장 투입시로부터 작업을 마치고 우리나라로 데려올 때까지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그 소속 근로자들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생명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2. 근로자의 사망 원인이 숙소 내에서 과도한 음주로 인한 것이기는 하지만, 피고 회사로서도 구급조치를 신속하게 하지 못한 잘못이 있으므로 40%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사례

 

 

 

당사자

 

【원 고】 1. A, 2. B, 3. C

【피 고】 1. 에머슨퍼시픽 주식회사, 2. 현대아산 주식회사

【변론종결】 2009. 6. 16.

 

 

 

주문

 

1. 피고 에머슨퍼시픽 주식회사는 원고 A에게 42,308,272원, 원고 B, C에게 각 24,738,848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8. 8. 27.부터 2009. 6. 30.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현대아산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와 피고 에머슨퍼시픽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에머슨퍼시픽 주식회사와 사이에 생긴 부분의 1/2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위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현대아산 주식회사와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A에게 87,935,449원, 원고 B, C에게 각 52,194,299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조정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4호증의 2 내지 4, 을가 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통일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 현대아산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아산’이라고 한다)는 남북경제협력사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1999. 2. 25.경 통일부의 승인을 얻어 북한으로부터 금강산관광지구(특구)에 대한 독점사업권을 부여받아 관광 및 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위 금강산관광지구 내에 있는 강원도 북 고성군 온정리에서 남측 관광객 및 근로자들을 위한 금강산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고 한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2) 피고 에머슨퍼시픽 주식회사(이하 ‘피고 에머슨퍼시픽’이라고 한다)는 2004. 12. 23.경 피고 현대아산으로부터 금강산관광지구의 고성봉 일대에 골프장을 비롯한 부대시설을 건설.운용하는데 필요한 ‘토지이용권’ 및 ‘개발사업권’을 양도받고, 이에 대해 피고 에머슨퍼시픽이 정해진 대가를 제공하기로 약정하였으며(금강산개발합의서 제1조),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7조에 따라 통일부로부터 2005. 12. 9. 남북경제협력사업자 승인을 취득한 후 2005. 12. 30. 금강산골프.스파리조트 건설.운영사업에 대해 남북경제협력사업승인을 취득하였고, 그 무렵부터 강원도 북 고성군 온정리 약 50만 평에서 회사직원 20여 명, 일용직 인부 약 30여 명을 투입하여 독자적으로 근로자를 관리하면서 골프장.리조트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시행하고 있다.

(3) 망 고○○(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일용근로자로 채용되어, 2007. 7. 29.부터 2007. 9. 19.까지 일할 예정으로 북측으로 출경(出境)하여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2007. 9. 17. 18:00경 피고 에머슨퍼시픽이 제공한 숙소에 있던 중 쓰러져 이 사건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2007. 9. 18 04:30경 이 사건 병원에서 사망하였다.

(4) 원고 A은 망인의 처이고, 원고 B, C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나. 망인의 사망경위

(1) 망인은 2007. 7. 29.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아스팔트포장공사 부분에 배치되어 매일 오전 07:00경부터 오후 18:00경까지 콘크리트 평탄작업을 수행하여 오다가, 2007. 9. 14. 작업을 마친 후 허리 통증과 치통 증상이 나타나서 2007. 9. 15. 아침 무렵 작업반장에게 허리 통증을 이유로 작업에 나가지 않겠다고 신고한 다음, 그때부터 2007. 9. 18. 18:00경까지 피고 에머슨퍼시픽이 제공한 숙소에 머무르면서 식사도 거른채 알코올 도수가 40도짜리인 북한술(들쭉술) 3병 1,950㎖(1병당 650㎖×3병)을 마셨는데, 2007. 9. 16. 13:00경부터 심한 구토를 하기 시작하였고, 동료들에게 복통을 호소하였다.

(2) 한편, 망인의 동료인 김○○ 등은 2007. 9. 16. 오전 10:00경 및 2007. 9. 17. 점심 무렵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직원 김△△ 기사에게 망인이 빈속에 계속 술을 마시고 있어 상태가 안 좋으니 병원으로 후송해 달라고 요청을 하였으나 지체되다가, 망인이 2007. 9. 17. 18:00경 위 숙소에서 화장실에 갔다가 기어나올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후인 2007. 9. 17. 18:15경 비로소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작업반장 마○○과 동료들에 의해 트럭으로 이 사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병원 도착 당시 망인의 상태는 의식이 혼미하며, 혈압이 70/40mmHg로서 심한 저혈압증상을 보였다.

(3) 이 사건 병원의 의사 노○○은 망인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하고 망인을 남측의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기로 결정하여, 북측과 월경에 대한 교섭권한이 있는 피고 현대아산 소속의 안전담당자에게 곧바로 연락을 하였고, 위 안전담당자는 북측의 협조를 얻기 위해 북측에 수차례 무전연락을 취하였으나 북측과 연락이 닿지 아니하여 망인은 즉시 남측병원으로 전원되지 못하였다.

(4) 한편, 의사 노○○은 망인의 상태를 알코올 과다섭취와 구토로 인한 탈수증상에 의한 쇼크(shock)로 의심하고, 망인에게 산소공급장치를 부착하여 산소를 공급하면서 구토로 인한 탈수증상에 대한 치료로서 비타민을 첨가한 수액을 투여하였으며, 저혈압 증상에 대한 치료로서 승압제를 투여하였고, 이어 2007. 9. 17. 21:40경 망인에게 발열증상(38.4도)이 나타나자 감염을 의심하여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으로 망인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치료를 하였다.

(5) 그런데, 망인은 같은 날 22:30경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더니, 2007. 9. 18. 00:15경 강직성 마비증상이 시작되어 점점 심해지다가, 2007. 9. 18. 04:10경 호흡정지 상태에 빠졌고, 이에 의사 노○○은 2007. 9. 18. 04:10경부터 망인에게 인공호흡과 삼장압박술(심장맛사지) 등을 시행하였으나, 결국 망인은 2007. 9. 18. 04:30 심장이 정지되어 사망하였다.

(6) 망인의 사체에 대한 부검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망인을 치료한 의사 노○○은 망인의 선행사인을 알콜과량섭취로 추정하였다.

(7) 알코올 과다섭취시 심한 구토를 하게 되고, 심한 구토를 하게 되면 과도한 체액손실에 의해 탈수상태가 되며, 탈수상태가 되면 혈액량이 감소되어 쇼크(shock) 상태가 발생하는데, 쇼크는 진행에 따르는 임상적 변화에 따라 제1단계(대상성 단계, compensated stage), 제2단계(비대상성 단계, decompensated stage), 제3단계(비가역적 단계, irreversible stage)로 나누어지고, 제3단계인 비가역적 단계가 되면 세포가 비가역적으로 손상을 입게 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서 사망에 이르게 된다.

 

2. 피고 에머슨퍼시픽에 대한 청구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책임의 근거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해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특히, 피고 에머슨퍼시픽은 그 소속의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장소가 북측 금강산 지구라는 특수한 장소적 제한이 있고, 남북의 출입이 용이치 아니하므로, 피고 에머슨 퍼시픽으로서는 골프장 투입시로부터 작업을 마치고 우리나라로 데려올 때까지 관리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그 소속 근로자들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생명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그러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4호증의 3,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호증의 2, 갑 제9호증의 각 기재, 증인 김○○의 일부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는 2007. 9. 14.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마친 직후 동료들에게 허리 통증과 치통을 호소하였고, 2007. 9. 15. 아침 무렵 작업반장에게 허리 통증등을 이유로 일을 쉬겠다고 신고를 한 다음, 그때부터 2007. 9. 18. 18:00경까지 피고 에머슨퍼시픽이 제공한 숙소에 머무르면서 점심때부터 계속 식사를 거른 채 알코올 도수가 40도짜리인 북한술 3병 1,950㎖를 과음한 사실, 망인의 동료인 김○○ 등은 2007. 9. 16. 오전 10:00경 및 9. 17. 점심 무렵 피고 에머슨퍼시픽 소속 직원 김△△기사 등에게 망인이 빈속에 술을 마시고 있어 상태가 안 좋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망인을 병원에 후송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피고 에머슨퍼시픽측은 망인을 즉시 병원으로 후송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는데, 망인이 2007. 9. 17. 18:00경 화장실에 갔다가 기어나올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자 비로소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작업반장 마○○과 동료들에 의해 트럭으로 이 사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병원 도착 당시 망인의 상태는 의식이 혼미하며, 혈압이 70/40mmHg로서 저혈압증상을 보이는 등 위중한 상태였던 사실, 당시 망인이 근무한 금강산 특구 공사현장에 있던 근로자들은 북한지역의 특수성상 피고 에머슨퍼시픽이 제공한 숙소에서 장기간 거주하면서 근로를 제공해야 했으며, 근무시간 중 근로자들이 병원에 가려면 외출증을 끊어야 했고,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허락을 받아 관광확인증을 발급받으면 쉬는 날 금강산 구경을 할 수 있어 피고 에머슨퍼시픽이 근로자들의 외출 등을 제한.관리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에머슨퍼시픽은 그 소속의 근로자들을 남북의 출입이 용이하지 아니한 북측 금강산관광지구에 데려가 작업을 시키면서 숙소를 마련하여 거주하게 한 점, 외출시에는 외출증, 관광허가증을 발급하여 관리를 해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에머슨퍼시픽 소속의 근로자들은 오로지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보호 아래 근무하고 있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 에머슨퍼시픽으로서는 그 소속의 일용근로자인 망인이 피고 에머슨퍼시픽이 제공한 숙소에서 쉬고 있다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건강이상이 발생한 사실을 알았다면 그 즉시 병원에 후송하는 등으로 치료를 받게 해 줄 보호의무가 있다 할 것임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망인을 숙소에 그대로 방치하다가 너무 늦게 병원으로 후송한 탓으로 말미암아 망인이 사망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 에머슨퍼시픽은 망인 및 그 유족들인 원고들이 이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책임의 제한

다만, 앞에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망인은 요통과 치통 증상 때문에 숙소에서 쉬고 있던 중 술을 너무 많이 마셔 건강에 위험이 나타났다면 그 증상의 심각성을 알리고 피고 에머슨퍼시픽에 적극적으로 병원으로 후송해 달라고 요청을 하였어야 하는 데도 이를 게을리하였고, 숙소에 머무르면서 계속 식사를 거른 채 동료 김○○가 말렸는데도 알코올 도수 40도짜리인 북한술(들쭉술)을 과량섭취한 잘못이 있다고 인정되고, 이러한 망인의 잘못은 피고의 책임을 면할 정도에는 이르지 아니하나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과실과 함께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과실비율은 앞에서 본 제반사정에 비추어 60% 정도로 봄이 상당하여,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책임비율을 40% 정도로 제한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망인의 일실소득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손해는 아래 (가)와 같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아래 (나)와 같이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131,464,925원이다.

(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1) 성별 : 남자, 생년월일 : 1965. 6. 29.생, 연령 : 사고 당시 42세 2개월 남짓, 기대여명 : 35.33년 정도

2)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 2007. 9.경의 일용노동 노임은 58,883원이다.

3) 생계비 : 망인의 수입 중 ⅓

4) 가동연한:60세가 될 때까지, 월 22일씩 노동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계산(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2007. 9. 18.부터 2025. 6. 28.까지 213개월

58,883원×22일×⅔×152.2259=131,464,925원

 

(2) 장례비

원고 A이 지출한 3,000,000원

[증거] 갑 제5호증의 1 내지 4의 각 일부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책임의 제한

(가) 피고 에머슨퍼시픽의 책임비율:40%{위 가.의 (2)항 참조}

(나) 계산

망인의 재산상 손해 131,464,925원(일실소득)×40%=52,585,970원

원고 A의 재산상 손해 3,000,000원(장례비)×40%=1,200,000원

 

(4) 위자료

(가) 참작한 사유 : 망인과 원고들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피해자의 과실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나) 결정 금액

망인 : 20,000,000원

원고 A : 10,000,000원

원고 B, C : 각 4,000,000원

 

(5) 상속

(가) 상속대상금액 : 합계 72,585,970원(= 망인의 재산상손해 52,585,970원+망인의 위자료 20,000,000원)

(나) 상속인 : 원고들(위 제1.의 가.항 참조)

(다) 계산 :

원고 A : 31,108,272원(= 72,585,970원×3/7)

원고 B, C : 각 20,738,848원(= 72,585,970원×2/7)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에머슨퍼시픽은 원고 A에게 42,308,272원(= 재산상 손해 1,200,000원+상속분 31,108,272원+위자료 10,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24,738,848원(= 상속분 20,738,848원+위자료 4,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조정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8. 8. 27.부터 피고 에머슨퍼시픽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09. 6. 30.까지 민법에 정해진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현대아산에 대한 청구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의 의료진으로서는 내원 당시 망인의 상태가 위중하였으므로 즉시 망인을 남측의 상급병원으로 전원시켜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지체하였는데다가 산소공급도 제때 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피고 현대아산 소속의 안전담당자에게도 북측과의 월경에 대한 교섭권자로서 당시 북측과 연락을 제대로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므로, 위 병원 소속 의사와 안전담당자의 사용자인 피고 현대아산은 피고 에머슨퍼시픽과 연대하여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청구취지 기재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갑 제4호증의 4, 을가 제4, 7, 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1호증의 1 내지 4, 을나 제7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병원은 북측에 위치한 병원으로서 금강산을 여행하는 여행객이나 북한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의료법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환자의 진료비를 환자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할 수 없고, 여행자보험이나 근로자회사 측에서 진료비를 부담하고 있으며, 개인의원 수준의 소규모 병원으로 우리나라에서 파견된 의사 1인, 간호사 1인과 조선족 간호사 2인이 근무하고 있고, 혈액검사나 방사선검사를 위한 검사장비나 중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의료장비가 갖추어져 있지 아니하여, 검사가 필요하거나 중환자가 내원할 경우 우리나라의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고 있는 사실, 망인은 2007. 9. 18. 18:15경 이 사건 병원에 내원하였는데, 의사 노○○은 당시 망인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하여 남측 상급병원으로 전원할 것을 결정하고, 즉시 피고 현대아산의 안전담당자에게 이를 알렸던 사실, 당시 북측은 매일 정기적으로 17:00까지 우리나라 관광객 등에게 군사분계선 통과를 허용하고 있었으나, 위 시간 이후에 군사분계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피고 현대아산의 금강산사무실에서 북측의 명승지종합개발국(지방관광청에 해당)으로 무전기를 통해 연락을 하고, 북측 명승지종합개발국에서부터 북측군부, 북측유엔사, 남측유엔사, 10개의 북측경비초소로 순차연락이 모두 이루어져야만 가능한데, 당시 안전담당자는 망인을 즉시 우리나라의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기 위하여 위 북측 명승지종합개발국의 담당자와 수차례 무전연락을 시도하였으나, 위 북측 명승지종합개발국에서 무전연락의 응답이 오지 아니한 사실, 이와 함께 이 사건 병원의 의사 노○○은 망인의 상태를 알코올 과다섭취와 구토로 인한 탈수증상에 의한 쇼크(shock)로 의심하고, 망인에게 산소공급장치를 부착하여 산소를 공급하면서 구토로 인한 탈수증상에 대한 치료로서 비타민을 첨가한 수액을 투여하였고, 저혈압증상에 대한 치료로서 승압제를 투여하였으며, 이어 2007. 9. 17. 21:40경 망인에게 발열증상(38.4도)이 나타나자 감염을 의심하여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으로 망인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치료를 하였던 사실, 의료진은 2007. 9. 18. 04:00경 위 산소공급장치에 부착된 산소밸브에서 기존 산소통을 제거하고 새로운 산소통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산소통을 교체하여 준 사실, 산소통 교체 직후에도 망인은 자발호흡을 하고 있었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6호증의 기재, 증인 김○○의 일부증언은 믿기 어려우며, 달리 반증이 없는 바, 이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이 사건 병원에 내원한 직후 산소를 공급하여 치료하고, 우리나라 병원으로 즉시 전원하지 못한 것과 관련하여 피고 현대아산 소속의 의료진이나 안전담당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에머슨퍼시픽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들의 피고 현대아산에 대한 청구와 피고 에머슨퍼시픽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

 

판사 이병로(재판장), 조은아, 이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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