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요양불승인처분취소)

이 사건은 택시운전을 하던 근로자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산재신청을 하였던 사건으로 근로복지공단에서 불승인하자 당소가 심사, 재심사청구를 하였는데 기각하였던 사례입니다. 사실, 심사, 재심사과정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은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을 하여 주장을 하였으나, 이를 인정하여 주지 않았다. 그것은 심사, 재심사 과정에서 청구인의 주장에 대하여 구체적인 확인절차없이 불승인한 원처분기관의 의견을 위주로 판단을 하는 심사, 재심사청구제도상의 문제점(게시판 "나도 한마듸"란에 "산재법상 권리구제제도에 관한 연구"참조)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이 재해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불승인결정을 취소받고 요양을 하였고 종결을 하였다. 그런데 다시 장해등급결정시 원처분결정에서 9급 처분을 받았고, 평균임금도 사납금외 수입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에 대하여 재해자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의 조정절차를 거쳐 장해등급이 7급으로 상향조정되었고, 평균임금도 사납금외 수입을 인정받았다. 그러는 동안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는 현행 산재근로자의 권리구제제도가 신속, 정확하게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단적인 예이다. 길고 긴 소송의 진행과정에서 재해자가 겪은 물적 정신적인 고통은 누가 보상을 하여주는가?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사       건     2000구32556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서울시 강서구 화곡1동

             

피       고     근로복지공단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94-267

               대표자  이사장  ㅇㅇㅇ

               

변 론 종 결     2001. 7. 27

 

 

주          문

 

1. 피고가 2000. 5. 9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갑 1의 1,2,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는 주식화사 ○○운수 소속 택시기사로 근무하던 중 1999. 12. 14. 뇌경색이 발병하였다.

 

  나. 원고는 2000. 2. 26. 위와 같은 상병은 업무로 인한 것이라고 하면서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요양승인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0. 5. 9 원고에 대하여 평소 뇌졸중을 유발한 만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고, 달리 위 상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객관적 근거나 의학적 소견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요양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갑 4의 1 내지 4, 갑 5, 갑 6의 1,2, 갑 7, 을 2 내지 5,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의 전취지)

 

  (1) 원고의 업무내용

 

  (가) 원고는 1998. 9. 11부터 ○○운수 주식회사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의 근무형태는 1주일 단위로 주, 야간 교대근무를 하는데 주간 근무시간은 04:00부터 16:00까지이고, 야간 근무시간은 16:00부터 다음날 04:00까지이며, 6일간 근무하고 하루를 쉰다. 단체협약상으로는 1일 근로시간이 7시간 20분(일주일 44시간)으로 되어 있으나 통상 사납금(주간 70,000원, 야간 78,000원)을 채우고, 초과분의 운행수입을 얻기 위해 실제 근무시간 11시간 가까이 된다고 한다. 원고가 사납금 초과분의 운행수입 외에 고정적으로 지급받은 임금은 월 60만원 가량이었다고 한다.

 

  (나) 원고는 1999. 12. 5.부터 12. 10.까지 6일간 주간근무를 하고, 12. 11은 쉬는 날이었으나 12. 11. 04:00부터 12. 12. 04:00까지 초과근무를 하였으며, 12. 12.과 12. 13에는 야간근무를 하였다. 이와 같은 초과근무는 정상적인 근무만으로는 충분한 수입을 얻을 수 없어 회사의 승낙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나서 택시기사로 근무하게 된 것인데, 평소 성실하게 근무하였다고 한다.

 

 

  (2) 원고의 건강상태 및 발병경위

 

  (가) 원고에 대하여 1999. 5. 12. 실시된 건강진단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비만도가 143.6%(정상 110% 미만)이고, 혈압이 190/120mmHg(정상치는 최고 139 이하, 최저 89이하)이며, 혈당이 183mg/dl(정상치 70-110)인 것으로 나타나 고혈압, 당뇨질환이 의심되므로 2차 정밀 재검진을 요한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2차 검진은 받지 않았다. 원고는 평소 담배를 하루에 한갑 정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술을 마셨는데 한번에 소주 1병 정도씩을 마셨다고 한다.

 

  (나) 원고는 위와 같이 1999. 12. 12. 04:00까지 초과근무를 한 후 동료 기사들과 기사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져 동료 기사인 김명조가 원고를 집에 데려다 준 사실이 있다. 원고는 2000. 12. 12.과 12. 13.에도 16:00경 출근하여 다음날까지 근무를 하였으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휴가를 낸 후 12. 14. 서울 마포구 소재 강서연세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뇌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원고는 동서한방병원과 세란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다가, 2000. 1. 3.부터는 서울시 금천구 독산4동 소재 남부연세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후 2000. 8. 19. 퇴원하였다. 퇴원시 약간의 언어장애와 보행시 우측에 파행이 있었다고 한다.

 

 

  [color=blue:83142bba4d](3) 뇌경색과 과로 스트레스의 관계

 

  (가) 뇌경색이라 함은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국소적인 뇌혈류의 감소로 뇌세포에 대한 산소와 영양공급이 부족해져 뇌세포의 기능이 정지되고 세포가 점차 죽어가는 질병을 말하는데 그 발생원인은 동맥경화 또는 색적증이다. 동맥경화의 원인은 만성적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이고, 색전증의 원인은 심장질환이 가장 흔한 원인인데 이외에도 혈응고계의 이상, 혈관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원고의 경우는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일 가능성이 많다.

 

  (나) 육체적 및 정신적 스트레스가 뇌경색의 직접적인 발병원인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으나, 기존하는 뇌경색의 위험인자(고혈압 등)를 악화시켜 뇌경색 발병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고, 음주 및 흡연도 뇌경색의 발병을 촉발할 수 있다.[/color:83142bba4d]

 

  나.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고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상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color=blue:83142bba4d]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color:83142bba4d](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누 7530 판결, 1997. 5. 28. 선고 97누 10 판결 등 참고).

 

  위 인정과 같은 근무시간과 근무형태(특히, 원고는 이 사건 재해 무렵 휴무일임에도 불구하고 24시간의 초과근무를 하고 휴식을 취하지 못함으로써 피로가 상당히 누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운전업무의 특성, 원고가 1998. 9.경부터 비로소 택시운전을 시작하게 되어 운전업무 및 위와 같은 근무형태에 완전히 적응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해 보면, 위와 같은 업무는 원고에게는 육체적으로 과중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비록 원고가 고혈압, 당뇨 등 뇌경색을 유발 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었고, [color=green:83142bba4d]흡연과 음주를 함으로써 그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하더라고, 업무상의 과로 및 스트레스 역시 뇌경색을 촉발할 수 있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 원고의 뇌경색 발병에 있어서 업무상의 과로 및 스트레스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는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뇌경색 발병에 있어서 업무상의 과로 및 스트레스가 그 주된 발생원인이 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주된 발생원인이 겹쳐서 이를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고 추단할 수 있다. [/color:83142bba4d]따라서, 원고의 뇌경색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1.  9.  28.

 

판사  송평근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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