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들 딸에게

 

얘들아 보아라 !!!

 

오늘은 구정을 하루 앞둔 날이다. 너희들이 떡국을 한그릇 먹고 한살이 더 드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구정이 지나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으로 보았다. 지금껏 엄마 아빠 뜻을 잘 따라 주어서 너무 나도 고맙게 생각한다.

 

내 평생 한 번도 달성해 보지 못한 평균 90점대를 넘어서는 것을 보고는 말은 안했지만 실로 감개가 무량하였다. 너희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오늘 아빠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점수대를 그대로 유지해 갈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를 새벽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 가지 서로에게 유익한 방안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너희들이 지금의 수준을 그대로 유지해만 준다면 결국 아빠는 학원비가 그만큼 절약되는 것이니(결국 너희가 그 돈을 벌어주는 것이니...) 그 차이 나는 돈을 너희들 통장에 각각 1/2씩 나누어 입금시켜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마!, 그리하다 보면 너희들이 대학 갈 무렵(3년-5년뒤)에는 적어도 각각 1000만원 이상 씩은 모을 수 있을 것이며, 이 재원은 앞으로 너희들이 경험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는 자본이 되거나 대학에서 꼭 필요한 무엇을 해 보는 쌈짓돈이 될 것이다.

 

물론 공부를 하면서 돈을 번다는 생각이 자칫 돈으로 인생을 포장하는 것 같아 부작용이 염려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아빠가 너희들을 잘 키우려는 바램으로 간절하게 소망하는 마음 한자락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인생은 참으로 공짜가 없다. 아빠가 24살에 삼성중공업에 들어갔을 때 10개의 자리 중 맨 끝자리에 앉아 약 1년간 생활하면서, 또 남들이 갖지 못하는 좋은 기회(품질관리 경진대회의 사회자 자리에 발탁될 수 있었을 때)가 학력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급자의 책상 깔판에 추천장이 갇혀 버렸을 때 아빠는 심각하게 고민에 빠지고야 말았다. 이러한 대접을 받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아 바로 아빠는 저 사람들이 10년(중3, 고3, 대4) 열심히 공부하는 동안 나는 상념에 사로 잡혀 잘해 보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세월을 보냈구나, 인생의 이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래 앞으로 10년 동안 너희들이 지금의 자리를 즐기고 있는 동안 나는 열심히 공부하여 이 간격을 메우리라!!!, 이러한 결심은 나를 미몽(정신이 혼미하여 몽롱한 지경)에서 흔들어 깨웠고, 나의 하루하루를 결의로 다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5년 세월이 지난 후 아빠는 이 간격을 메울 수 있었다. 실로 그 세월은 나와의 치열한 전쟁이었다.

 

오늘 우리가 살아서 무엇을 할 것인가? 사회에 보탬이? 사회에 해를? 너희들이 이 사회에 보탬이 되리라는 점은 명확하다. 왜냐하면 너희들은 근본적으로 착하기 때문이다. 착한 사람이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 보았니?, 좋다. 아빠는 너희들을 믿는다. 잘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다음 구정에도 아빠가 새로운 구정선물을 준비할 터이니 앞으로 1년간 너희들의 인생곡간에 차곡차곡 멋진 인생을 위한 곡식을 채우기를 바란다.

 

너희들의 앞날에 하나님의 가호가 있기를 바란다.  

 

                                                 2006. 1. 28.

 

                                                   엄마와 아빠가...

취소
XE1.11.6 Layout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