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승인되어 심사청구를 하지 않고 90일을 넘기고 나서 다시요양

이 시건은 재해자가 업무상 추간판탈출증을 당하였으나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로 90일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다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예전에 이미 불승인되어 제척기간이 도과된 사건이므로 이 사건 신청을 반려하였다. 하지만, 법원은 적법한 청구(산재발생일로 부터 3년 이내)가 있는 경우에는 판결로서 확정되지 않은 이상 행정적제척기간의 경과와는 관계없이 산재청구가 가능하며, 이 사건의 경우 재해자의 운전경력과 재해경위등을 고려하여 볼때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서 울 행 정 법 원  제 6 부 판 결

 

사 건 2006구합7607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오00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 론 종 결 2006. 3. 15.

판 결 선 고 2006. 3. 22.

 

주 문

 

1. 피고가 2004. 8. 16. 원고에게 한 요양신청서반려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0. 7. 4. 0000주식회사에 입사하여 2000. 10. 31. 정년퇴직하고 2000. 12.20.부터 2003. 12. 20.까지 촉탁직으로 근무 후 퇴직하였는데, 원고가 위 기간 동안 장거리 고속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버스 운행 중 도로상 요철 충격으로 제4-5요추 추간반탈출증이 발병하였음을 이유로 2003. 10. 2.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위 상병이 기왕증으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2004. 3. 3.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나. 원고는 요양불승인처분을 안 날부터 90일이 지나도록 심사청구나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가 2004. 7. 22. 제4-5요추 추간반탈출증과 요추강협착증(”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2003. 10. 2.자 요양신청서와 동일한 이유로 업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며 요양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원고가 2004. 7. 22. 제출한 요양신청이 이미 2004. 3. 3.자로 불승인처분되었다는 이유로 2004. 8. 16. 반려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1호증, 갑 2, 3호증의 각 1, 2, 을 1호증의 1~3, 을 2호증, 을 13호증의 1, 3, 을 14호증의 1, 2의 각 기재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2003. 9. 13. 11:30경 운전업무를 수행하다 도로의 요철로 인하여 요추부에 충격을 받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경미하게 진행되던 요추부의 질병이 위와 같이 요추부 충격 때문에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1990. 7. 4. 0000주식회사의 버스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재해당시까지 약13년 3개월 동안 창녕군에서 마산시까지 고속버스 운전을 하였는데, 창녕-고속도로-마산, 창녕-국도-마산 노선에 투입된 차량 중 1대인 경남70아 3614 차량을 전담하여 1일 평균 편도 8.2회 총 427.5㎞를 운행하여 1일 평균 7시간 4분을 운행하였고 최단 50분에서 최장 1시간 20분을 운행한 후 평균 1시간 내외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나) 원고는 2003. 9. 3. 요통 및 양측 둔부통으로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검사결과 양하지 검사시 약 80°에서 통증이 유발되었고, 요추부 방사선 및 CT사진상 제4-5요추간에 중등도 이상의 추간반탈출증이 관찰되고 제3-4-5요추간에 협착증이 관찰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 원고는 2003. 9. 13. 11:00경 창녕 발 마산행 차량을 운행하고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운행하던 중 11:30경 고속도로 하행선 79km 지점에서 교량이 이어지는 지점의 요철로 인하여 차량이 지면에서 떨어져 공중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바람에 운전석 의자에서 20㎝정도 튀어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지는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당시 원고는 요추부에 충격을 받아 격심한 통증이 발생하였는데, 통증으로 인

하여 도저히 차량을 운행할 수 없게 되자 고속도로 갓길에 차량을 정차하고 승객 중에서 운전이 가능한 승객을 찾았으나 버스 운전이 가능한 승객이 없어 0000주식회사 마산영업소에 전화로 연락하여 재해사실을 보고하고 대기기사를 보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0000주식회사에서는 당시 대기기사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에 즉시 응하지 못하였고, 원고는 통증을 참으며 서행으로 약 20여분에 걸쳐 버스를 운전하고 마산시내 입구까지 차량을 운행하였다.

원고는 마산시내 입구에서 대무기사 김영섭에게 차량을 인계하고 바로 마산제

일병원을 찾아가 요부 MRI 촬영 및 물리치료, 약물투약 등을 받았고, 추간반탈출증 요추 4/5번간, 척추관협착증의 진단을 받았다.

 

(라) 원고가 운행한 고속도로 노면 중 교량과 도로간 접속부분의 요철은 기후 변화에 따른 다리의 신축을 감안한 틈이 폭 2.5cm, 깊이 1cm 정도이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토공과 구조물이 접하는 구조로 콘크리트 포장과 아스팔트 포장의 단차는 약 0.5~1.5cm 정도이다.

원고의 전담차량은 2001. 7. 16. 최초 등록된 신차로 완충장치부분에는 판스프

링장치, 유압쇽업쇼바, 에어완충식 운전석 시트 등을 장착한 차량이고, 2003. 8. 1.부터 2003. 9. 13.까지 6회 입고하여 수리를 하였으나 판스프링 부분이나 에어 완충식 운전석 시트를 정비, 점검하지는 않았다.

[인정 근거] 갑 4, 5호증, 을 3호증, 을 4호증의 1~3, 을 5호증의 1~4, 을 8~11호증, 을13호증의 2, 0000주식회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북부지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의학적 소견

 

(가) 마산제일병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원고와 같이 장기간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경우 운전시 불편하고 경직된 자세와

도로상의 요철 등에 의한 충격으로 인하여 제4-5요추간 추간반탈출증, 척추간협착증의 상병이 악화될 수 있다.

 

(나) 서울대학교병원에 대한 필름감정촉탁결과

2003. 9. 3. 촬영한 CT 소견은 요추 제3-4-5번간에 척추협착증이 관찰되며 요추 제4-5번간 수핵의 돌출이 관찰된다. 2005. 3. 25. 촬영한 CT 소견에서도 요추 제3-4-5번간 추간판 협착증이 관찰되며 이중 요추 제4-5번간의 협착증이 더 심해 보인다. CT 필름을 토대로 보면 골극형성이나 추간반간 높이의 감소가 요추 제4-5번간 및 요추 제5번-천추1번간에 관찰되어 퇴행성병변으로 생각하고, 그 정도는 중등도 정도로 판단한다.

장시간 운전하는 운전기사의 경우 요추부 동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원고의 운전일지를 고려하여 보면 일일 8회의 운전으로 요추부 추간반탈출증이 발생할 가능성은 같은 곳을 지나는 자가운전자에 비해 그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없으며 직업상의 발생이유가 더 타당하다.

 

(다) 서울대학교병원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① 원고가 약 18년 동안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는데 원고의 추간반탈출증 및 척추협착증이 퇴행성이라 하더라도 원고가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한 것이 위 질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② 이 사건 사고와 같이 가벼운 축성 부하에 의하여 추간반탈출증이 악화되거나

척추협착증의 증상이 갑자기 발현되었다고 보는 것 보다는 일부 척추관절(특히 하 요추부) 주변의 염좌 형태로 나타날 수는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그 이유로는 운전 당시 운전자의 좌석이 일반 자동차의 운전석 보다는 충격 흡수율이 더 좋다는 점과 단순 방사선 사진상 하 요추부의 불안정성이 관찰되지 않았던 점 및 운전기사로서 그 구간을 증상 발현 이전에도 운행했던 점을 고려할 수 있다.

 

③ 추간반탈출증은 기본적으로 퇴행성변화에 외력이 작용하여 유발하는 것이므로 추간반탈출증을 일으킨 원인이 전적으로 사고에 기인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고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거나 혹은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 사고의 기여도를 판단하게 되는데, 원고와 같은 경우 사고의 기여도를 굳이 적용하자면 외력이 추간반탈출증에 기여한 정도는 10%~30% 정도라고 볼 수 있고, 사고 내용이나 원고의 상태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④ 일반적으로 일반 운전자보다는 직업 운전자의 경우 운전시간이 보다 많으므로 요통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연부조직과 관련된 요통의 원인으로 추간반탈출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원고의 경우 추간반탈출증보다는 척추협착증의 증상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사료된다.

 

(라) 영동세브란스병원에 대한 신체감정결과

 

① 하지직지상 검사시 양측에서 80°에서 제한 소견이 있다.

 

② 요추간반탈출증 및 요추강협착증은 일종의 퇴행성 질환이나, 요추간반탈출증의 경우 외부요인(지속적인 충격, 급격한 외상) 등에 의하여 악화될 수 있다.

 

③ 원고에게 초기에는 약물 및 물리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증세가 점차 악화되어 추간반제거술 및 요추체 융합술을 시행하였으며 수술 후 증상이 호전되어 현재 외래통원치료 중이다.

 

④ 원고와 같이 장기간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 제4-5요추 추간반탈출증 또는 요추강협착증의 발병 또는 악화 원인이 될 수 있다.

 

⑤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는 과정에서 잦은 요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제 4-5요추 추간반탈출증 또는 요추강협착증의 발병 또는 악화 원인이 될 수 있다.

 

⑥ 운행 중 요철로 인하여 운전자의 몸이 좌석에서 수직으로 높이 튀어 올랐다가

내려앉는 경우 등에서 제4-5요추 추간반탈출증, 요추강협착증이 발병하거나 또는 경미한 추간반탈출증, 요추강협착증이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될 수 있다.

 

(마) 피고 자문의사들의 소견서

 

MRI상 추간반의 퇴행성변화와 척추강 협착소견으로 재해 및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인정 근거] 갑 3호증의 1, 2, 을 12호증의 1~3, 마산제일병원, 서울대학교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서울대학교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에 대한 각 감정촉탁결과

 

(3)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운행한 도로의 상태나 차량운전석의 기능과 이 사건 상병의 발생경로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바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나, 원고가 재해당시까지 13년이 넘도록 고속버스 운전사로 일하면서 하루에 400㎞ 이상 장시간 운전을 하고 잦은 요철구간을 지남으로써 지속적으로 요추부에 충격을 받던 중 이 사건 사고 발생 10일 전 요추 제3-4-5번간에 척추협착증과 요추 제4-5번간 수핵의 돌출이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관찰되었지만 아직 통증이 심하지 않아서 운전을 계속하다가,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허리에 마지막의 결정적 충격을 받고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충격 후 바로 병원에서 요부 MRI촬영 및 물리치료, 약물투약 등을 받았으며, 제4-5요추 추간반탈출증, 척추관협착증의 진단을 받았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60세에 가까운 원고의 나이에 따라 요추간반과 요추강에 퇴행성 변화가 계속되다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요추간반탈출증과 요추강협착증으로 발현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요양승인신청을 반려한 피고

의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인다.

 

재판장 판사 박상훈

판사 원익선

판사 박용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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