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고도의 심근경색인자를 갖고 있었던 경우

 

서울고등법원 제11특별부 판결

 

사건 : 2004누3931 산재유족보상 및 장의비부지급 결정 취소

원고, 피항소인 : 장○○

피고, 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제1심 판결 : 서울행정법원 2004. 1. 20. 선고 2003구합4119 판결

변론종결 : 2005. 2. 24.

판결선고 : 2005. 3. 10.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02. 10. 25.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갑 제1호증,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갑 제8호증,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의 남편인 망 허○○은 주식회사 ○○○(이하‘○○○’이라고만 한다)의 김천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2002. 5. 9. 14:20경 출근 도중에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14:53경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

 

나. 원고는 2002. 7.경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02. 10. 2.5 망인의 사망원인인 심근경색과 업무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의학적·객관적 증거가 없어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하는 처분(이하‘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갑 제3호증 내지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4, 갑 제7호증, 갑 제10호증, 갑 제11호증, 갑 제13호증 내지 제5호증,을 제7호증 내지 제10호증,을 제12호증,을 제13호증,을 제15호증의 1 내지 4, 을 제16호증,을 제20호증의 각 기재, 당심증인 최○○와 제1심증인 허○○의 각 증언, 제1심 법원의 차○○과 주식회사 ○○○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망인의 업무내용 ·근무환경 및 사망경위

(가)망인은 1990. 9. 1. 산업용 전자기판 감광성 필름을 생산하는 ○○○의 김천공장에 생산직 근로자로 입사하여 1일 3교대 형태의 근무를 하여왔는데, 이는 1부(07:00∼15:00), 2부(15:00∼23:00), 3부(23:00∼07:00)의 근무조로 이루어져 있고, 5일을 주기로 근무조가 3부-2부-1부 등의 순으로 변경되는 형태였다.

 

(나)망인은 DFR 생산팀에서 감광성 필름 제조업무를 하였는데, DFR 생산팀의 업무는 조액공정, 코팅공정, 슬리터공정, 포장공정으로 이루어져 있고, 망인은 주로 코팅공정작업 중 와인딩 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이는 폭이 약 70∼80m에 이르는 공작기계를 통하여 각종 화학재료를 배합한 코팅재료가 자동으로 필름액 일정 두께로 코팅되는 작업경로를 관리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코팅라인을 순회하면서 코팅의 두께, 공작기계 및 작업장 외부에 설치된 배합기계의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고, 필름이 잘 감기는지를 살피는 것이었으며, 작업장 환경은 업무의 특성상 연중 실내온도가 20∼22℃로 유지되고 있었고, 공기청정도는 1,000class 이하로 관리되고 있었으며, 작업장에서는 먼지의 발생을 방지하고 각종 화학재료에서 나오는 냄새를 차단하기 위하여 무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하여야만 하였다.

 

(다)○○○의 단체협약서에는 1일 근무시간이 8시간, 1주일 근로시간이 42시간으로 정해여져 있었으나, 망인은 2002. 1. 16.부터 2002. 5. 8.까지의 기간 동안 2002. 2. 12., 2002. 3. 12., 2002. 3. 16., 2002. 3. 25., 2002. 4. 28. 등 5일의 휴무일을 제외하고는 평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을 불문하고 거의 매일 8시간씩의 근무를 연속하여 수행하였고(다만, 2부에서 1부 근무조로 교대시 발생되는 32시간의 휴식시간을 통하여 매월 2일 정도의 휴무일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위 기간 중 3. 1.(삼일절), 4. 5.(식목일), 4. 12.(회사 창립기념일), 5. 1.(근로자의 날), 5. 6.(석가탄신일)에도 공휴근무를 수행하였으며, 특히 2002. 4. 13.에는 8시간, 2002. 4. 23.과 2002. 4. 24.에는 각 6시간의 연장근무까지 수행하였다.

 

(라)망인은 2002. 4. 16.부터 2002. 5. 8.까지 5일 단위로 3부-2부-1부-3부-2부 순으로 근무하여 왔고(다만 2002. 5. 7.에는 김천시 부항면에 있는 망인의 부모를 방문하기 위하여 2부 근무를 1부 근무로 변경하였다), 망인이 가입한 직장 내 볼링동호회의 대회출전을 위하여 2002. 5. 초순경부터는 근무를 마치고 동료 근로자들과 함께 볼링연습을 마친 후 동료 근로자 6명과 함께 2002. 5. 9. 01:00경까지 김천시 부곡동에 있는 ○○볼링장에서 볼링연습을 한 다음 같은 날 03:00경까지 볼링장 인근에 있는 소주방에서 소주 8∼9병을 나누어 마신 후(망인은 소주 1병 정도를 마신 것으로 보여진다) 귀가하여 잠을 잤고, 같은 날 13:00경 출근준비를 하던 중 구토를 하는 등 아픈 증상을 보이다가 같은 날 14:20경 출근하던 도중에 위 제1의 가. 항과 같은 경위로 쓰러져 갑자기 사망하였으며, 한편 위와 같은 볼링연습과 술자리는 ○○○의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비용으로 자발적으로 마련한 동호회 모임이었다.

 

(2)망인의 건강상태 및 사망원인

(가)망인은 1967. 6. 22.생으로서 신장 175cm, 체중 81.4kg으로 비만한 편이었는데, 2002. 3. 11.에 실시한 종합건강진단 결과 혈압이 140/100Hg로 높은 편이었고, 심폐기능은 84%로 정상기준치에 미달하였으며, 동성서맥의 증상이 나타났고, 또 사망하기 1년 전부터 편두통과 가슴통증, 어깨와 수족의 결림으로 인하여 약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특히 사망하기 1주일 전부터는 구토증상으로 시달려 왔고, 한편 술은 일주일에 1회정도 소주 1병을 마셨으며, 담배는 하루 1갑 정도를 피웠다(다만 2002. 1.경부터 같은 해 3.경까지 약 3개월 동안 금연한 적이 있었다).

 

(나)망인의 사체검안서에는 사망원인이 불명으로 기재되어 있고, 망인의 부검감정서에는 고도의 동맥경화 및 혈전으로 인하여 심장 관상동맥의 내강이 거의 막힌 상태이고, 심장사 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들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사망원인을 관상동맥경화 에 의한 허혈성 심장병변인 심근경색으로 판단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심근경색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에 적절한 혈액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해 심장근육이 괴사되어 결국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관상동맥경화로 인하여 발병하는데, 관상동맥경화의 위험인자로는 비만,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을 들 수 있고, 한편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하여서도 심근경색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판단

살피건대, [color=blue:98f796a96d]망인의 업무 자체가 5일을 주기로 한 교대근무로서 다소 인간의 생체리듬에 역행하는 면이 있는 점, 망인의 작업장 환경은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기는 하였으나, 한편으로는 먼지의 발생을 방지하고 각종 화학재료에서 나오는 냄새를 차단하기 위하여 무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하여야 하는 등 신체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망인이 2002. 1. 16.부터 사망하기 전까지 약 4개월 동안 단 5일의 휴무일을 제외하고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거의 매일 8시간씩의 근무를 연속하여 수행하여 왔고, 특히 사망 전 1개월간에는 2002. 4. 28. 단 1일만 휴무하고,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계속하여 근무하여 왔으며(다만, 2부에서 1부 근무조로 교대시 매월 2일 정도의 휴무일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002. 4. 13. 8시간, 2002. 4. 23.과 2002. 4. 24. 각 6시간의 연정근무까지 수행함으로 인하여 육체적 과로가 지속적으로 누적되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망인이 담당하던 업무가 육체적으로 힘든 업무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근무형태 및 근무상황으로 보아 망인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연속적인 근무를 수행하고, 몇 차례의 연장근무 및 계속적인 교대근무를 통하여 만성적인 육체적 과로에 시달려 왔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고혈압, 비만, 흡연과 같은 관상동맥경화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고, 사망하기 직전에 ○○○의 근로자들과 함께 사적인 볼링연습을 한 후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망인은 위와 같은 만성적인 육체적 과로로 인하여 신체적으로 허약한 상태에 있던 중에 망인이 가지고 있던 관상동맥경화의 위험인자와 사망하기 직전의 개인적인 운동과 음주로 인하여 신체적인 부담이 더욱 가중되어 갑자기 심근경색이 발병하였고, 결국 이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color:98f796a96d]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그 업무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청구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이수

판사 전주혜

판사 김양규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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