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계통 근무자 췌장암, 위암 산재 인정 받음...
저희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1983년부터 2004년까지 21년 5개월이란 기간을 한국전력주식회사라는 한 회사에 몸담으시고 평생 일해오신 분입니다. 방사선이라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직장인 만큼 정기적으로 정기신체검사를 매년 받아오시며 한시도 건강에 대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시던 그런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매년 정기검사를 받아오시던 중 2005년 11월 7일 상복부통증으로 검사를 받았으며, 당시 검사로는 위궤양과 췌장에 질병이 의심되어 치료를 받던중 같은 달 14일 정밀검사결과 초기위암으로 진단 받아 즉시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하여 수술일자를 잡고 집에서 대기하던 중에 11월 16일 급성복통으로 입원하여 정밀진단결과 췌장암 4기로 진단되어 다음해 1월 6일 약 2달간의 투병 중 돌아가셨습니다.
해당부분에 대하여 2008년 10월 근로복지공단측에 유족보상 및 장의비 신청을 하였습니다. 당시 아버지의 방사선 피폭량은 9,832mrem 으로 확인되었으며, 해당 수치는 종전의 인정사례 5,178mrem 과 1,853mrem 에 비해 현저히 많은 피폭량에도 불구하고 방사선 축척유효선량이 420msv에 크게 못 미치는 98.32msv 이기 때문에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판단하여 부지급처리되었습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질병판정위원회)를 고발하고자 합니다.
근로복지공단측은 420msv 라는 방사선 축척유효선량은 그 즉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엄청난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피폭량을 내세워 종전의 인정사례를 무시하고 산재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측의 자문 소견역시 '근무환경상 방사선 피폭과 위암, 췌장암과의 연관성이 없다 부정할 수 없다 사료되며, 췌장암에 속발된 위암(전이암)으로 인한 병의 경과와 전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사료됨.' 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자문소견은 근로복지공단측의 스스로 위촉한 소견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산재인정사례 중 10년간 1,850mrem 인과율 4%인 사례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반면, 저희 아버지는 21년간 9,832mrem 인과율 6.19%임에도 불구하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형평서에 어긋나여 부당합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방사능피폭에 대해 안정성이 확보되지도 않았던 작업환경에서 평생을 근무하시며 온몸을 바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살아오신 분입니다. 평소 건강관리에 철저하셨고, 암의 발병요인에 크게 작용한다는 유전적인 요인도 없으며, 흡연하신 적도 없고 평소 음주에 대해서도 철저하셨던 분입니다.
도대체 420msv라는 말도 안되는 견해를 들어 업무상 재해로 불인정하는 것이 유족들을 위한 보상입니까?
그것이 선례를 무시하면서 까지 평생을 바쳐 묵묵히 일해오셨던 아버지에 대한 보상입니까?
<경과>
이 사건은 당소가 수임하여 원전방문과 관련 종사자들을 만나 기초 조사를 하였고, 이를 토대로 법무법인 참길에서 소송을 진행하여 지난 5월 29일 부산고등법원에서 5년만에 산재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물론, 승소했지만 유족들이 견뎌야 했던 고통의 시간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산재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